전면 파업 첫 주말도 정상 특근…파업 동력 떨어지는 르노삼성 노조

8일 40여명 근로자, 자동차 문 등 AS용 부품 생산
9일도 20여명이 설비점검 특근
‘강경 노선’ 현 노조에 반대하는 조합원 늘어
르노삼성자동차 노조 집행부가 전면 파업을 선언한 이후 첫 주말인 8~9일 이 회사 부산공장에서는 주말특근이 진행됐다. 파업 기간인데도 정상적으로 주말특근이 이뤄지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상당수 노조원들이 전면 파업 지침을 거부하면서 사측을 압박하려던 노조 집행부가 오히려 수세에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9일 르노삼성 사측에 따르면 지난 8일과 이날 르노삼성 부산 차체공장에서는 주말특근이 진행됐다. 8일에는 특근을 신청한 근로자 40여명이 출근해 자동차 문 등 애프터서비스(AS)용 부품 생산에 여념이 없었다. 9일에는 근로자 20여명이 설비점검에 돌입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통상 전면 파업 기간에 주말특근은 하지 않는게 일반적”이라며 “8일에 이어 9일도 정상적으로 특근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5일 르노삼성 노조 집행부는 모든 노조원을 대상으로 ‘전면 파업’ 지침을 내렸다. 하지만 당일 야간조에서 절반가량이 근무한 데다가 다음날 공휴일인 현충일에도 근무자 67명이 출근해 엔진을 조립했다. 전면파업 이후 첫 정상 근무일인 지난 7일에도 전체 근로자 2252명 중 1532명(68%)이 정상 출근했다. 근로자 3명 중 2명이 파업 지침을 정면으로 거부한 것이다. 1년 가까이 분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강경 노선’으로 일관하는 노조에 반대하는 조합원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노조 집행부는 파업 참여율 끌어올리기에 나서고 있다. 오는 10일부터 13일까지 나흘간 부산공장 인근에서 ‘지역구별 신호동 둘레길 걷기’라는 행진 이벤트를 연다. 노조 집행부와 조합원들이 근무복을 입고 부산 신호동 일대 둘레길을 걷는 행사다. 조합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투쟁’이라는 글씨가 적힌 머리띠와 우산, 아이스커피를 상품으로 제공하고 참가자들에게는 1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한다.

르노삼성 노조는 상급단체에 속하지 않은 개별 기업노조다. 2015~2017년 분규 없는 모범적인 노사 관계를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민노총 가입’을 공약으로 내세운 박종규 노조위원장이 당선된 이후 최근 70여 차례 파업을 벌였다. 그간 발생한 매출 손실은 2800억여원에 달한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