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타전 와중에…시진핑 "트럼프는 내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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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회의 앞두고 유화 제스처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사진)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내 친구”라고 부르며 유화 제스처를 보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미국의 ‘화웨이 때리기’에 맞서 반격에 나섰고, 미국도 중국의 환율 조작 가능성을 거론하며 공방전을 이어갔다.
공개적으로 '친구'로 부른 건 처음
지난 7일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에서 “미·중 관계가 붕괴하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며 “우리는 그럴 생각이 없고 내 친구 트럼프 대통령도 그런 의향이 없다”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시 주석을 종종 ‘친구’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친구’라고 부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시 주석이 ‘미국과 협상 타결을 원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G20 정상회의에서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타결지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중국은 오히려 미국에 대한 반격 조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8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국가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기술안전관리 리스트’를 만들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화웨이를 제재한 데 대한 보복 차원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31일에도 미국을 겨냥해 자국 기업의 권익을 침해하는 외국 기업을 ‘신뢰할 수 없는 실체 명단(블랙리스트)’에 포함하겠다고 밝혔다.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9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말 정상회담에서 무역협상과 관련한 진전이 없을 경우 기꺼이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은 지난 8일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중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올 상반기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은 사실을 거론했다. 이와 관련해 “어느 시점에 결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