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아베·獨외교, 금주 테헤란 방문…美-이란 중재 성과 거둘까

아베, 日 총리로는 41년 만에 방문…"성과 여부는 불확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장관이 이번 주 이란을 방문하면서 핵(核)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과 이란 사이에 중재자로 나선다.두 지도자의 방문은 지난해 미국의 이란 핵합의 탈퇴에 이은 대(對)이란 제재 강화, 이에 따른 이란의 핵 활동 재개 선언 등으로 고조된 중동지역 긴장 완화에 기여할지 주목된다고 AP통신이 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일본 총리로는 1978년 이후 41년 만에 이란을 방문하는 아베 총리가 성과를 낼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아베 총리는 오는 12~14일 이란 수도 테헤란을 방문해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회담하고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예방할 것으로 알려졌다.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은 아베 총리보다 먼저 테헤란에 도착해 파트너인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AP는 전했다.

원유를 전량 수입하는 일본은 주요 원유 수출국인 이란과 전통적으로 우호 관계를 유지해왔고, 2015년 이란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P5) 및 독일과 체결한 핵합의의 당사국이 아니라는 점에서 중재자로서 아베 총리의 역할이 주목된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도쿄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란을 둘러싼 긴장이 완화되도록 일본과 미국 사이에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고, 무력 충돌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란의 자리프 외무장관은 이날 테헤란의 한 고등학교에서 한 연설을 통해 아베 총리의 방문을 환영하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제재 부과를 통해 "경제전쟁"을 벌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경제전쟁이 (군사) 전쟁과 전혀 다르지 않다고 분명히 밝혀왔다.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은 경제전쟁을 추구한다고 선언했다"며 "경제전쟁의 표적은 보통 사람이고 이는 사실상 테러다.이런 정책은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이란 사이 갈등의 골이 깊은 상황이어서 아베 총리의 이번 이란 방문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AP도 이란이 유럽을 향해 새로운 합의 조건을 찾아내지 못하면 다음달 7일부터 무기급에 가까운 우라늄 농축을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한 상황에서 아베 총리가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아베 총리에 앞서 이란을 찾은 마스 독일 외교장관은 10일 자리프 외무장관과 만난다고 독일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란 정부는 9일에는 독일 외교장관의 이란 방문과 관련해 핵 합의를 살리려면 말보다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며 독일을 압박했다고 dpa 통신은 전했다.

자리프 장관은 이란 국영 매체에 "핵 합의의 경우 결과가 중요하다"면서 "핵합의 당사국들이 그것을 구하기 위해 정확히 무엇을 했는지 알고 싶다"며 말했다.마스 외교장관은 이란 외무장관의 이런 발언에 대해 "새로운 것이 없다"고 담담하게 반응한 뒤 핵합의를 유지하기 위해 "건설적인 방법"을 찾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고 dpa는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