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공전속 보수·진보 토론회…"집토끼만 쫓아 서로 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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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문정부, 보수를 같이하기 힘든 궤멸의 대상으로 여기는 듯"
전해철 "정치가 갈등 해소는 커녕 양산…협치의 제도화 필요"
바른미래 토론회에 한국당 대거 참석…'보수 通했나'
민주·한국·바른미래, '국회 정상화를 위하여 화이팅' 구호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이 10일 주최한 국회 토론회에 자유한국당 의원 20여명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지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보수와 진보,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를 열고 여야 의원들을 초청했다.
한국당에서는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25명이 참석했고 바른미래당에서는 오신환 원내대표와 유승민 의원 등 8명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전해철 의원 등 9명이 참석했다.
보수와 진보 양 진영의 문제점을 짚어보기로 했다는 점에서 민주당 의원들도 상당수 참석했지만, 단연 눈에 띄는 것은 20여명이 넘게 참석한 한국당이었다.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토론회를 주최한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이 탄핵 국면에 한국당을 탈당했다는 점에서, 한국당 의원들의 집단적인 토론회 참석은 보수통합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한편,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6·10 항쟁 기념행사 등을 이유로 불참했다고 지 의원은 전했다.
이에 따라 토론회를 계기로 기대를 모았던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의 회동은 이뤄지지 않았다.국회가 장기 파행하는 와중에 열린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정치권이 극단적인 대립 정치를 끝내고 상대를 인정하는 문화로 바뀌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보수를 같이하기 힘든 궤멸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 같다"며 "정부가 원리주의적인 좌파이념에 매몰돼 우파의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더이상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한쪽에서는 '독재의 후예'라고 하고, 또 한쪽에서는 '빨갱이'라고 하는 우리의 모습을 자성하며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며 "국회가 난항을 겪은 결과 모든 피해는 국민에게 간다"고 지적했다.민주당 전해철 의원은 "정치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오히려 갈등을 양산하고 있다"며 "상대방에 대한 비난과 비판이 아니라 정책으로 경쟁할 수 있는 각 진영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전 의원은 "야당이 내각 추천의 기회를 갖는다든지 예산에 있어서 협의와 협조를 한다든지 협치의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종민 의원은 "국회는 옳은 것에 합의하는 것이 아니라 합의한 것을 옳다고 선포하는 기능을 해야 한다"며 "보수와 진보가 함께 가는 유일한 해결책은 의회에서의 합의를 이루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은 "보수는 자유와 시장, 진보는 평등과 복지 식으로 서로 너무 좁은 가치에 매몰돼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한다"며 "우리나라 정치가 비뚤어진 이유는 실력이 부족한 정치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발제자로 나선 손병권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는 "보수와 진보 모두 소위 '집토끼 전략'이라는 지지층 결집 전략에만 일차적으로 몰두하고 있다"며 "지지층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상대 세력은 혐오의 대상으로 변질됐다"고 분석했다.
손 교수는 "실제로 극단적인 이념 성향을 지닌 정치인의 언행 등으로 상대 진영을 '악마화' 하고 부정하는 혐오정치가 등장하고 있다"며 "반대를 위한 반대가 지배하는 정치 문화 속에서 보수와 진보는 상호 거부의 정치에 익숙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양 진영이 장기적인 국가 발전의 비전을 공유하고 역대 정부의 업적을 공유하는 '축적의 정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여야 의원들은 '국회 정상화를 위해서 파이팅'이라고 외치며 기념 사진 촬영을 했다./연합뉴스
전해철 "정치가 갈등 해소는 커녕 양산…협치의 제도화 필요"
바른미래 토론회에 한국당 대거 참석…'보수 通했나'
민주·한국·바른미래, '국회 정상화를 위하여 화이팅' 구호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이 10일 주최한 국회 토론회에 자유한국당 의원 20여명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지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보수와 진보,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를 열고 여야 의원들을 초청했다.
한국당에서는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25명이 참석했고 바른미래당에서는 오신환 원내대표와 유승민 의원 등 8명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전해철 의원 등 9명이 참석했다.
보수와 진보 양 진영의 문제점을 짚어보기로 했다는 점에서 민주당 의원들도 상당수 참석했지만, 단연 눈에 띄는 것은 20여명이 넘게 참석한 한국당이었다.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토론회를 주최한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이 탄핵 국면에 한국당을 탈당했다는 점에서, 한국당 의원들의 집단적인 토론회 참석은 보수통합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한편,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6·10 항쟁 기념행사 등을 이유로 불참했다고 지 의원은 전했다.
이에 따라 토론회를 계기로 기대를 모았던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의 회동은 이뤄지지 않았다.국회가 장기 파행하는 와중에 열린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정치권이 극단적인 대립 정치를 끝내고 상대를 인정하는 문화로 바뀌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보수를 같이하기 힘든 궤멸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 같다"며 "정부가 원리주의적인 좌파이념에 매몰돼 우파의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더이상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한쪽에서는 '독재의 후예'라고 하고, 또 한쪽에서는 '빨갱이'라고 하는 우리의 모습을 자성하며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며 "국회가 난항을 겪은 결과 모든 피해는 국민에게 간다"고 지적했다.민주당 전해철 의원은 "정치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오히려 갈등을 양산하고 있다"며 "상대방에 대한 비난과 비판이 아니라 정책으로 경쟁할 수 있는 각 진영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전 의원은 "야당이 내각 추천의 기회를 갖는다든지 예산에 있어서 협의와 협조를 한다든지 협치의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종민 의원은 "국회는 옳은 것에 합의하는 것이 아니라 합의한 것을 옳다고 선포하는 기능을 해야 한다"며 "보수와 진보가 함께 가는 유일한 해결책은 의회에서의 합의를 이루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은 "보수는 자유와 시장, 진보는 평등과 복지 식으로 서로 너무 좁은 가치에 매몰돼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한다"며 "우리나라 정치가 비뚤어진 이유는 실력이 부족한 정치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발제자로 나선 손병권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는 "보수와 진보 모두 소위 '집토끼 전략'이라는 지지층 결집 전략에만 일차적으로 몰두하고 있다"며 "지지층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상대 세력은 혐오의 대상으로 변질됐다"고 분석했다.
손 교수는 "실제로 극단적인 이념 성향을 지닌 정치인의 언행 등으로 상대 진영을 '악마화' 하고 부정하는 혐오정치가 등장하고 있다"며 "반대를 위한 반대가 지배하는 정치 문화 속에서 보수와 진보는 상호 거부의 정치에 익숙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양 진영이 장기적인 국가 발전의 비전을 공유하고 역대 정부의 업적을 공유하는 '축적의 정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여야 의원들은 '국회 정상화를 위해서 파이팅'이라고 외치며 기념 사진 촬영을 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