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인멸 결정 5일 뒤 JY 주재 회의" 의혹에…삼성 "무차별 보도로 회사 피해"

"증거인멸·회계 논의 안했다"
언론보도 자제 두 번째 요청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삼성전자가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다시 한번 요청했다. 지난달 23일 검찰의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분식 수사와 관련한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른 내용이 무차별적으로 보도되고 있다”며 보도 자제를 요청한 지 20여 일 만이다.삼성전자는 10일 검찰의 삼성바이오 수사와 관련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사실이 아니거나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보도를 자제해주실 것을 요청한 이후에도 검증을 거치지 않은 보도가 계속되고 있다”며 “유죄의 심증을 굳히게 하는 무리한 보도를 자제해주실 것을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검찰의 삼성바이오 수사가 본격화된 이후 관련 기사가 쏟아져 나오자 삼성 측이 내놓은 두 번째 공식 대응이다. 수사를 받고 있는 대기업이 수사 관련 보도 자제를 두 번이나 요청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날 일부 언론은 “삼성이 지난해 5월 5일 회의에서 증거를 없애기로 결정한 이후 5월 10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현호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사장,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승지원 회의’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금융감독원의 감리 결과에 대한 대응 방안과 콜옵션 지분 재매입 방안 등을 이 부회장에게 보고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이날 회의는 삼성바이오와 삼성에피스 경영진 등이 참석한 가운데 판매현황과 의약품 개발 등 두 회사의 중장기 사업 추진 내용 등을 논의한 자리였다”며 “증거 인멸이나 회계 이슈를 논의한 회의가 전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럼에도 (일부 언론이) 사실 검증 없이 경영 현안을 논의한 회의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며 “이와 같은 보도로 인해 회사와 투자자에게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고, 경영에도 집중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회의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고재연/이인혁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