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석학 "미중 무역전쟁, 6개 부문서 격화 가능성…대비책 필요"

중국의 한 경제석학이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해 미국이 향후 관세와 환율 등 6개 부문에서 공세를 한층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11일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위융딩(余永定) 중국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 연구원은 기고문에서 미중 무역전쟁은 단순히 무역 때문이 아니라 지정학적 문제와 관련있다고 진단하면서 이같이 밝혔다.위 연구원은 미·중 무역 전쟁이 표면적으로는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와 세계무역기구(WTO) 책무 불이행, 부정한 방법을 통한 미국기술 습득 때문에 발생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미국 정책결정자들이 중국을 핵심적인 전략적 경쟁자로 보고 있다는 평가도 내놨다.

위 연구원은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최근 '5세대(5G) 이동통신이 미래의 주요 전장이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면서, 여기서 '군사적 전장'이라는 표현을 직접하지는 않았지만 5G 기술의 군사적 적용에 대해 언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는 그러면서 이번달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이 휴전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중국은 다양한 경제분야에서 소모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 연구원은 이 경우 우선 관세 전쟁이 격화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공포에 질릴 필요는 없다.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더많은 미국 소비자와 기업이 점점 더 관세에 따른 고통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둘째로는 해외 투자 분야를 언급하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기업들이 중국을 떠나게 하고, 중국 기업의 대미 투자에 다양한 장벽을 만들고 싶어한다"면서 "중국은 미국 기업을 내쫓는 대신 그들이 편안하게 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위 연구원은 셋째로 "미국이 전세계 가치사슬에서 중국 첨단기술산업을 차단하려 하고 있다.ZTE(중싱)에서 시작해 이제 화웨이(華爲)를 겨누고 있다"면서 "중국 기업들은 전세계 가치사슬 내에 머물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동시에 대체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넷째로는 "무역전쟁이 통화전쟁으로 확대될 수 있다.

이를 위해 미국이 어떤 빌미를 찾을지는 상상하기 어렵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가능할 것"이라면서 인민은행이 위안화 환율안정을 위해 개입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경기 하강 국면에서) 중국이 확장적 재정정책 등을 펴야 한다"면서 "환율조작국 지정에 대해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위 연구원은 다섯 번째로 미국이 달러와 확대관할권을 이용해 중국 기업에 금융제재를 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유럽과 같은 '대항입법' 조치를 고려하고 위안화 국제화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외환보유고 등 중국의 해외 자산을 동결하는 데까지 나아갈 수 있다"면서도 이는 중국에 대한 선전포고와 같은 만큼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봤다.그는 중국이 무역전쟁 과정에서 중국이 개혁에 속도를 내고, 내수에 좀 더 중점을 둬 장기개발전략을 수정하는 한편, 주변국들과 우호적인 외교관계를 강화하는 등의 조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