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호 삼성전자 사장 소환 조사…그룹 수뇌부 겨누는 檢 칼끝

정현호 삼성전자 사장 /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칼끝이 삼성그룹 수뇌부를 정조준하고 있다. 11일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를 이끌고 있는 정현호 사장을 소환 조사했으며, 조만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부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이날 오전 정 사장을 소환해 지난해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등을 앞두고 삼성바이오와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조직적 증거 인멸을 지시한 혐의 등을 추궁했다. 지난 한 달간 증거인멸 혐의 입증에만 주력한 검찰은 이 혐의만으로 현재까지 삼성바이오 직원 1명,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임직원 2명,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소속 부사장 3명과 상무 2명 등 총 8명을 구속했다.검찰은 증거인멸 의혹에 정 사장을 넘어 이 부회장이 연루됐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지난해 5월10일 이 부회장 주재로 열린 이른바 ‘승지원 회의’에서 증거인멸 관련 보고가 있었다고 보고, 정 사장에게 구체적 사실관계를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승지원 회의 5일 전 열린 ‘어린이날 회의’에서 증거인멸 논의가 있었으며, 승지원 회의 당일 이 같은 내용이 이 부회장에게 보고됐다고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 측은 당시 회의는 경영에 대한 논의자리였고, 증거인멸이나 회계 이슈는 대상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이날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정 사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정 사장 신병처리 방향에 따라 이 부회장 소환 여부와 시기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 삼성바이오는 증거인멸 혐의 대응과 관련해 일부 변호인단을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법무법인 세종으로 교체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증거인멸 의혹에 대해 상급자와 하급자간 진술이 엇갈린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김앤장은 삼성바이오 행정소송과 분식회계 의혹 수사 대응을 주로 맡고, 세종이 증거인멸 의혹 수사 대응을 맡게 됐다.

이인혁/안대규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