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통상분쟁은 한국경제에 위기이자 기회…경제 체질 바꾸는 계기돼야"

“미·중 통상분쟁은 한국경제에 위기이자 기회입니다. 이번 기회에 수출 다변화를 통해 대외 충격에 영향을 덜 받는 경제 체질을 만들어야 합니다.”

강태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11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미·중 통상분쟁과 한국의 대응과제’ 세미나 기조발제에서 “화장품, 헬스케어, 대중문화 등 충성도 높은 분야의 상품 수출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위원은 “만일 협상타결에 실패할 경우,관세전쟁을 넘어 환율문제를 포함한 전면적인 무역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원화와 위안화의 동조화가 심각한 상황을 감안할 때 한국 외환당국은 적극적인 시장개입을 통해 원화가치 급락을 방어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이후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좌장을 맡은 정용상 동국대 법대 교수를 비롯해, 김익수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김재효 동북아지역자치단체연합 사무총장, 서창배 부경대 국제지역학부 교수, 제현정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단장 등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김 사무총장은 “미·중 간의 패권 경쟁은 우리에게 ‘생존적인 선택’을 강요할 것”이라며 “정확하게 현안정보에 접근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사전적·예방적 통상외교에 집중해야 하며, 선택의 문제를 안보적 차원으로 인식하면서 보편적 가치관과 냉정한 판단을 통해 분명한 원칙을 세워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중국과 미국 어느 한 쪽을 택했을 때 전개될 시나리오들을 토대로 민간은 물론 정부 차원에서의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가급적 빨리 여야가 대승적 차원의 대타협을 이뤄 국가의 흥망 이슈에 관해 상호의견을 조율하고 국민을 단합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했다.

이명수 자유한국당 의원이 주최하고 한빛타임즈의 후원으로 국가발전정책연구원과 한글세계화운동연합이 주관한 이번 정책세미나는 이주영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최도열 국가발전정책연구원 원장 등이 참석했다.이 의원은 개회사에서 “최근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전쟁으로 한국이 매우 곤란한 입장에 처해 있다”며 “하지만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직시하지 못하고, 기업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 부의장은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속담처럼 현재 미·중 양국의 무역전쟁으로 한국 경제가 큰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미국과 중국 두 나라에 모두 의존하고 있어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가 생사와 흥망을 가르는 선택의 강요로 다가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태성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중국본부장은 “미·중 무역전쟁에 한국도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며 “미국과 중국 어느 한쪽이 아닌 공동번영을 할 수 있는 방법을 한국이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