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속 시진핑 중앙아시아 순방…우군 확보 외교전 가속

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 방문…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 참석
시진핑 "키르기스스탄과 함께 주권, 안보 등 핵심 이익 지킬 것"
미·중 무역 전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에 이어 중앙아시아를 방문해 우군 확보 외교전에 속도를 높인다.시진핑 주석은 순방 기간 중앙아시아에서 중국 주도의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와 더불어 아시아 상호협력 신뢰 회의까지 참석한다.

이달 말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대면을 앞두고 세를 과시하는 모양새다.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지난주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략적 밀월을 과시한 데 이어 또다시 순방길에 나서 12∼14일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SCO는 중국과 러시아의 주도로 2001년 출범해 중앙아시아 국가와 인도, 파키스탄 등 8개국이 회원이다.

전 세계 인구의 44%에 달하는 31억명이 거주하는 거대 지역협의체로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최대 25%에 달하고 핵보유국만도 4개국에 이른다.
시 주석으로선 미·중 무역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현시점에서 SCO의 지원 사격은 대미 협상력을 높이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다.시 주석은 순방에 앞서 키르기스스탄 매체들에 보낸 기고문에서 "양국 간 정치적 상호 신뢰가 갈수록 공고해지고 있다"면서 "중국은 키르기스스탄과 함께 주권, 안보 등 핵심 이익 문제를 확고히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달 SCO 외무장관 정례회의에서 회원국들의 결집을 촉구했다.

당시 회의 참석자들은 국제법에 기초해 상호 존중하며 다자주의와 평등, 협력에 주력하기로 하는 동시에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를 지지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베이징 소식통은 "시 주석의 중앙아시아 방문 중 하이라이트는 SCO 정상회의로 거대 인구를 가진 회원국들을 결집해 미국에 최대 압박을 가하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진핑 주석은 14∼16일 타지키스탄 수도 두샨베에서 열리는 아시아 상호협력 신뢰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회의 명칭에서부터 볼 수 있듯이 중국 주도로 아시아를 하나로 묶으려는 중국의 속내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많다.

이처럼 시 주석은 이달 중순까지 중앙아시아를 방문한 뒤 베이징에서 숨 고르기를 하며 대미 전략을 점검한 뒤 이달 말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오사카로 향할 예정이다.이 기간 시진핑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열릴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만찬 등 어떤 식으로든 양자 회동이 예상돼 미·중 무역 전쟁의 확전이냐 휴전이냐를 가르는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