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철살IT] 다날 가상화폐 '페이코인' 결제 쉽지만 충전은 복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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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커피·도미노피자 결제해보니가상화폐(암호화폐)를 법정화폐처럼 쓰기 어려운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일단 생소하다. 가격 변동성도 심하다. 결정적으로 암호화폐 결제 가능한 곳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간편결제와 유사, 충전절차가 걸림돌
국내 1위 전자결제대행업체(PG) 다날이 지난 3월 선보인 지불결제형 암호화폐 ‘페이코인’이 기대를 모은 것은 마지막 이유에서다. 다날은 온라인·모바일 휴대폰 결제·인증을 하면서 이름을 들어봤을 만한 업체. 국내 휴대폰 소액결제 시장의 85~90%를 점유하는 대표적 PG사다. 따라서 다날이 결제대행을 맡는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적지 않은 암호화폐 결제 사용처를 확보할 수 있으리란 전망이 나왔다.다날은 자체 암호화폐 지갑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암호화폐 거래소에 보유한 페이코인과 지갑 앱 페이코인이 연동된다. 우선적으로 페이코인은 전국 달콤커피 프랜차이즈에서 결제를 지원한다. 페이코인을 구입하면 지갑 앱을 통해 결제할 수 있다.◆ 진입장벽 극복 관건
비트코인에서 출발한 암호화폐는 이제 일일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종류로 늘어났다. 하지만 비트코인 사용마저 대중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낯선 암호화폐를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을지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다날이 내놓은 페이코인은 다를까. 실제 결제를 해봤다.페이코인을 구입하려면 페이코인이 상장된 암호화폐 거래소에 원화를 입금하고 매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페이코인은 현재 후오비 코리아에만 상장돼 있다. 우선 이 거래소에서 회원가입, 인증 절차를 거쳐 집금계좌(벌집계좌)를 통해 입금해야 한다.
신용카드나 은행 통장은 일단 발급 받으면 이후 자동 결제나 이체할 수 있다. 페이코인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페이코인을 일상에서 쓰려면 귀찮은 절차를 감수해야 한다. 암호화폐 거래소에 매번 입금요청서를 작성하고 48시간 내에 정해진 은행과 계좌에 입금해야 하기 때문이다. 입금 코드를 적어야 하는 것도 불편한 포인트다.
구매한 페이코인은 지갑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삼성페이 같은 모바일 간편결제 형태라 사용법도 금세 익힐 수 있다. 단 암호화폐 특유의 가치변동은 있었다. 3만원 가량 페이코인을 충전하고 며칠 새 암호화폐 가격이 요동쳐 실제 사용할 때는 가격이 3만4000원 정도로 올랐다. 체험 과정에선 약 4000원 이득을 봤지만 반대로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결제는 의외로 쉽다
결제는 의외로 쉬웠다. 달콤커피에서 음료를 주문하고 페이코인 지갑 앱을 내밀자 점원은 능숙하게 “페이코인으로 결제하겠느냐”고 물은 뒤 앱의 바코드를 스캔했다. 결제를 마쳤다는 안내와 동시에 앱에선 1페이코인이 227.81원으로 환산됐다는 내용의 영수증이 출력됐다. 최근 페이코인 결제가 드물지 않게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내친 김에 도미노피자도 결제해봤다. 도미노피자는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에서 페이코인 결제를 지원한다. 홈페이지에서 피자를 주문하면 결제 메뉴에서 페이코인을 선택할 수 있다. 결제를 위한 QR코드가 나타났다. 지갑 앱에서 QR코드 스캔 기능을 실행하자 1초도 안 돼 결제가 이뤄졌다는 안내 창이 떴다. 결제 과정에서 느껴지는 불편은 전혀 없었다.사용처도 늘어나고 있다. 페이코인은 달콤커피를 시작으로 도미노피자 등 온라인 가맹점 500여곳에 적용됐다. 국내 휴대폰 소액결제 시장점유율 1위 다날이 서비스하는 만큼 편의점 등 결제 가능한 곳이 늘어난다.
지불결제 방식은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화폐에서 신용카드로, 신용카드에서 모바일 간편결제로 변화하고 있다. 암호화폐 기반 간편결제는 기존 결제 과정을 대폭 단축해 수수료를 최소화하는 강점이 있다. 사용방식에 있어서도 모바일 간편결제와 유사해 편리했다.
최대 걸림돌은 암호화폐 구입 방식이다. 개선 필요성이 확실히 느껴졌다. 사용하고 남은 암호화폐를 처리하려면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판매해야 한다는 것도 불편한 점이다. 만약 신용카드 대금이 월말에 자동으로 빠져나가듯 암호화폐도 중간 과정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가치 변동이 제한된다면, 암호화폐 기반 간편결제는 좀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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