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힐스 '또 하나의 전쟁'…골프名家 '간판 스타' 모두 출격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9 D-5
6월20~23일 포천힐스CC
골프는 개인 운동이다. ‘프로골프단’을 운영하는 후원사가 골프를 바라보는 시각은 조금 다르다. 돈을 쓰는 ‘구단주’로서 야구나 축구와 같이 하나의 팀을 운영한다고 본다. 선수는 ‘팀원’이고 소속 선수가 당연히 우승하기 바란다. 이 때문에 각 골프단은 좋은 선수를 발굴하기 위해 정보를 모으고 눈치 싸움도 한다. 소속 선수의 잠재력을 최대한 이끌어내기 위해 감독이나 코치를 고용하는 골프단도 생겼다.
한 골프단 관계자는 “소속 선수가 우승하면 기업 홍보 효과는 물론 좋은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연결된다”며 “프로야구 팀이 우승했을 때 각 기업 회장들이 야구장까지 직접 찾아와 축하해 주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또 “선수가 우승할 때 많게는 우승상금의 100%까지 인센티브로 보장해 주는 것만 봐도 후원사가 소속 선수 우승에 얼마나 큰 의미를 두는지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BC카드 프로골프단 ‘어게인 2015’

소속 선수가 자사 주최 대회에서 우승하는 건 후원사가 바라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오는 20일 경기 포천 포천힐스CC(파72·6550야드)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9’(총상금 7억원)에서 주최사인 BC카드가 ‘어게인 2015’를 꿈꾸는 이유다.

2010년부터 골프단을 운영해온 BC카드는 2015 시즌 처음 열린 이 대회에서 자사 후원을 받는 장하나(27)가 우승한 좋은 기억이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10년 연속 인연을 맺어온 투어 통산 5승의 ‘스탭 골퍼’ 김혜윤(30)을 플레잉 코치로 임명하고 유망주 한진선(22), 박도영(23)을 영입해 더 짜임새 있는 팀을 구성했다. 지난해 장하나가 거둔 2승으로 다승에 성공해 ‘명문 골프단’ 반열에 오른 BC카드 골프단은 올해 아직 우승 소식이 없다. 첫 우승을 이곳에서 일궈 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다승왕’ 롯데, 명문 구단 굳히기

롯데골프단은 명실상부한 KLPGA투어 최고 명문 골프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 이소영(3승)과 최혜진(2승) 등의 활약에 힘입어 6승을 거둬 다승 1위에 올랐던 롯데골프단은 올해도 벌써 3승으로 독주 중이다. 그 중심에는 ‘에이스’ 최혜진이 있다. 최혜진은 KLPGA챔피언십, NH투자증권레이디스챔피언십, 에쓰오일챔피언십 등 최근 두 달간 3승을 쓸어 담았다.국가대표 에이스 임희정(19)을 영입하며 ‘명가 재건’에 나선 한화큐셀은 김지현(28)에 이어 시즌 2승에 도전한다. 한화큐셀은 지난해 김지현이 거둔 1승에 만족해야 했다. 반면 지난해 4승을 거둔 삼천리 골프단과 3승을 한 KB금융그룹은 아직 시즌 첫 승을 신고하고 못하고 있다. 삼천리는 총 여섯 명의 선수를 출전시켜 시즌 첫 승을 수확하겠다는 각오다. 특히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메이저 퀸’ 배선우(25)가 이번 대회에 합류해 삼천리의 우승 가능성을 한껏 높여 놓은 상태다. KB금융그룹은 이 대회 2년 연속 우승(2016, 2017년)을 차지한 오지현(23)이 정상에 도전한다.

‘신흥 강자’로 떠오른 문영 ‘다크호스’

문영건설골프단은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을 발판으로 명문 골프단으로의 도약을 노린다. 문영은 셀트리온퀸즈마스터즈 우승자 조정민(25)과 교촌허니레이디스오픈 우승자 박소연(27)을 배출하면서 벌써 2승을 올렸다. 문영건설은 이번 대회에도 김민선(24) 등을 비롯해 총 여덟 명의 선수를 내보내 시즌 세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넥센·세인트나인마스터즈 우승자 이승연(21)을 보유한 휴온스골프단도 두 번째 우승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 이승연은 160㎝의 크지 않은 키에도 평균 258.52야드를 보내 드라이버 비거리 부문 2위에 올라 있는 장타자다. 최근 5개 대회에서 두 번 톱10에 입상하며 꾸준히 우승을 노크하고 있다.

볼빅골프단을 대표하는 ‘슈퍼 루키’ 조아연(19)의 다승 여부도 관심사다. 올시즌을 앞두고 수억원대 ‘역대급’ 계약금을 받으며 볼빅골프단에 합류한 조아연은 개막전인 롯데렌터카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일찌감치 실력을 증명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