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이희호 여사 사회장, 배우자 넘어 정치적 동지 DJ곁 영면

이희호 여사 빈소.(사진=한경닷컴 최혁 기자)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부인 고 이희호 여사의 장례식이 14일 사회장으로 엄수됐다. 이 여사는 배우자를 넘어 정치적 동지였던 김 전 대통령 곁에 안장됐다.

이 여사의 장례 행렬은 이날 오전 6시30분 서울 마포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발인했다. 이후 장례위원회는 생전에 이 여사가 장로를 지낸 신촌 창천교회에서 장례예배가 거행됐다.이낙연 총리는 조사에서 "정권교체 절반은 여사님 몫이었다고 생각한다"며 "고난을 피하지 않고 정면을 마주하신 여사님의 생애를 기억하며 우리 자신을 채찍질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배는 참석자들이 차례로 이 여사 영전에 헌화하는 것을 끝으로 70여분 만에 마무리됐다.

예배가 끝난 후 운구 행렬은 이 여사가 별세할 때까지 50년 넘게 살았던 동교동 사저를 들러 노제를 지냈다.
이희호 여사 추모식(사진=한경닷컴 최혁 기자)
정부가 주관한 추모식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각계 지도자와 시민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추모식에는 공동 장례위원장인 이낙연 국무총리, 장상 전 국무총리서리, 민주평화당 권노갑 고문과 장례위 상임고문을 각각 맡은 문희상 국회의장과 김명수 대법원장, 더불어민주당 이해찬·자유한국당 황교안·바른미래당 손학규·평화당 정동영·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여야 지도부와 의원들이 참석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추도사에서 "여사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남아있는 우리들의 몫이 이제 시작됐다"며 "뼈를 깎는 각오로 그 꿈을 완성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이 여사 추모 영상 상영, 헌화 및 분향을 끝으로 50분가량의 추모식은 끝이 났다.
이희호 여사 안장식.(사진=한경닷컴 최혁 기자)
추모식 이후에는 현충원 내 김 전 대통령 묘역에서 이 여사의 안장식이 거행됐다. 안장식은 김 전 대통령의 기존 묘를 개장해 합장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여사는 지난 10일 향년 97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이 여사는 올해 3월부터 노환으로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이 여사는 수년간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으나 최근 앓고 있던 간암 등이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1922년 태어난 이 여사는 이화여고와 이화여전, 서울대 사범대를 졸업한 뒤 미국 램버스대를 거쳐 스카렛대를 졸업했다.

귀국 후에는 이화여대 사회사업과 강사로 교편을 잡는 한편 초대 대한YWCA 총무 등을 역임하며 여권 신장에 기여한 여성운동가로 활동했다. 상처한 김 전 대통령과 1962년 결혼한 뒤에는 정치적 동지로서 격변의 현대사를 함께했다.

김 전 대통령이 4번의 도전 끝에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는 70대를 넘어선 나이에 '퍼스트 레이디'로서 활발한 내조를 벌였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 전 대통령을 동행해 영부인으로는 처음으로 평양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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