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홍상수 감독, 혼인 파탄 책임자…이혼 청구 못 한다"

법원, 홍 감독이 아내 상대 제기한 이혼 청구 기각
대법 판례, 유책 배우자의 이혼 청구 허용 안 해
홍상수 영화감독이 아내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홍 감독이 혼인 파탄에 책임이 있는 만큼 이혼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고 봤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단독 김성진 판사는 14일 홍 감독이 아내 A씨를 상대로 낸 이혼 청구를 기각했다.

홍 감독이 2016년 이혼조정을 신청한 지 2년 7개월 만에 나온 법적 결론이다.김 판사는 "홍씨와 A씨의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르기는 했으나 그 주된 책임이 홍씨에게 있다"며 "우리 판례는 유책 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판례는 혼인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원칙적으로 그 파탄 사유를 들어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다만 상대 배우자도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거나 이혼 청구자의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로 상대 배우자와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뤄진 경우 등은 예외적으로 유책 배우자의 이혼 청구가 허용된다.김 판사는 이런 기존 판례에 비춰봤을 때 두 사람의 경우는 '예외적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김 판사는 "A씨가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이혼에 응하지 않고 있거나, 홍씨가 그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로 A씨와 자녀의 정신적 고통에 대해 충분히 배려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다"고 설명했다.

즉 A씨는 이혼할 의사가 없어 보이고, 홍 감독은 배우 김민희 씨와의 불륜설 이후 아내와 자녀가 입었을 상처를 치유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다고 본 것이다.홍 감독은 법원의 판단에 불복해 조만간 항소할 것으로 보인다.

홍 감독은 김민희 씨와 불륜설이 불거진 뒤인 2016년 11월 초 법원에 아내 A씨를 상대로 이혼조정을 신청했다.

당시 법원은 A씨에게 조정신청서와 조정절차 안내서를 2차례 보냈지만, 사실상 A씨가 서류 수령을 거부해 조정이 무산됐다.

홍 감독은 그러자 같은 해 12월 20일 정식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이듬해 12월 첫 재판이 열렸지만 A씨는 법정에 나오지 않았고 대리인 역시 선임하지 않는 등 '무대응' 전략을 썼다.이후 A씨가 소송대리인을 선임하면서 다시 조정절차를 밟았지만 한 차례 조정기일만 열렸을 뿐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