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삼성전기 '전장용 MLCC' 핵심기지…부산사업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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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부터 MLCC 생산…'재료·설비기술' 내재화지난 13일 부산시 강서구 삼성전기 부산사업장. 전장용 MLCC(적층세라믹캐패시터 : Multi-Layer Ceramic Capacitor) 생산이 한창이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반도체 등에 공급하는 부품을 말한다.
산업·전장용 MLCC 비중 확대, 고부가 제품 집중
中 톈진공장 내년 가동…2022년 전장용 MLCC 2위 목표
반도체나 전자회로에 전류가 들쭉날쭉하게 공급되면 부품이 망가지기 때문에 MLCC는 대부분의 전자제품에 사용된다. 스마트폰 1대에만 1000개 넘는 MLCC가 들어간다. MLCC는 전자부품 가운데 가장 작지만 가격은 비싼 편이다. 300ml 와인잔을 채우면 1억원이 넘을 정도로 부가가치가 높다.MLCC는 그동안 스마트폰과 TV, 가전제품 등에 주로 사용됐는데 최근에는 산업 및 전장용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전기차, 자율차 등이 등장하면서 자동차의 전자부품 탑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삼성전기가 산업·전장용 MLCC의 비중을 늘리고 있는 이유다.
삼성전기는 2016년부터 산업·전장용 MLCC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는 부산에 전장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전장용 MLCC 사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자율주행 기능이 확대 적용되면서 MLCC가 지금보다 최소 2000~4000개 이상이 탑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MLCC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재료기술과 설비기술이 필요하다. 최적의 재료와 최상의 설비기술이 합쳐져야 최고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MCLL 공정은 16개 단계로 나뉜다. 유전체 파우더와 재료를 혼합하는 '배치', 필름위에 혼합된 재료를 얇게 코팅하는 '성형', 성형된 내부전극을 세라믹 시트에 인쇄하는 '인쇄', 인쇄된 시트를 쌓는 '적층'은 전과정에 해당한다. 이 과정들은 균일하고 정밀한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모두 클린룸에서 이뤄진다.
이후에는 쌓은 시트를 밀착하는 '압착', 다수의 칩을 분리시키는 '절단', 바인더 성분을 제거하는 '가소' 등을 거쳐 열처리(소성)와 외관을 다듬어(연마) 외부전극을 도포(전극)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은 고온 열처리(전극소성)을 한번 더 거치고 도금층을 입힌 뒤(도금) 이상 유무(측정·외관)를 확인해 포장(테이핑)된다.
언론에 공개된 생산 과정은 압착과 절단, 가소와 소성 등이었다. 대부분이 자동화된 만큼 생산라인에 근무하는 인력은 10여 명을 넘지 않았다. 이들은 생산을 지켜보면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 조치를 취하는 일을 주로 했다.삼성전기는 MLCC의 핵심 원자재를 자체 개발·제조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업체 중 하나다. 삼성전기는 전체 MLCC 글로벌 점유율에서 2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산업·전장용 MLCC에서는 여전히 열세에 있다.
정해석 삼성전기 컴포넌트전장개발 그룹장(상무)은 이날 간담회에서 "2022년 전장용 MLCC에서 글로벌 2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체 시장을 넘어 전장용 MLCC 시장에서도 2위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다. 삼성전기의 차별화된 경쟁력으로는 '원료의 내재화'가 꼽힌다. 초소형 고용량화 추세에 맞추기 위해서는 원료 내재화는 필수다.
삼성전기는 전장용 MLCC 출하량을 늘리기 위해 지난해 5800억원을 들여 중국 톈진에 전장 특화 MLCC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톈진 공장은 올해 말 완공되며 내년 상반기부터 양산을 시작한다. 공장 건설이 마무리되면 삼성전기의 전장용 MLCC 매출 비중은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의 MLCC 기지는 수원과 부산, 필리핀, 중국에 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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