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 vs CJ ENM, 점유율 선두 다툼 치열

디즈니 '어벤져스4' '알라딘' 이어 '라이온 킹' '겨울왕국2'
CJ ENM '극한직업' '기생충' 이어 '엑시트' '백두산' 출격
콘텐츠 공룡 월트디즈니와 국내 최대 배급사 CJ ENM이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놓고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인다.월트디즈니는 '어벤져스: 엔드게임'(1천382만명)과 '캡틴 마블'(580만명) 흥행으로 지난 5월까지 배급사 관객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16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배급사별 관객 점유율을 보면 총 8편을 배급한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가 2천395만명을 동원, 점유율 27.7%로 1위를 기록했다.

'극한직업'(1천626만명)과 '걸캅스'(162만명)를 잇달아 흥행시킨 CJ ENM은 총 2천221만명을 불러모아 점유율 25.7%로 2위에 올랐다.두 배급사 간 점유율 격차는 2.0%포인트에 불과하다.

6월 들어서도 두 회사는 선두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한다.

CJ ENM이 5월 말 선보인 '기생충'은 지금까지 810만명을 불러모아 역대 5월 개봉작 가운데 최대 흥행 기록을 세웠다.
월트디즈니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지난달 23일 간판을 내건 뮤지컬 실사영화 '알라딘'은 '기생충' 개봉과 동시에 1위 자리를 내줬으나, 17일 만에 다시 정상 자리를 되찾았다.

신작 공세를 뚫고 개봉 4주 차에 1위 자리에 다시 오르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아울러 '알라딘'은 개봉 25일째인 16일 500만명을 돌파했다.

이날 중 '미녀와 야수'(514만명)를 뛰어넘어 '겨울왕국'(2014년·1천30만명), '레미제라블'(2012년·592만명)에 이어 국내 뮤지컬 영화 흥행 3위를 기록할 전망이다.

탄탄한 디즈니 원작을 요즘 흐름에 맞게 강인한 여성을 내세워 재해석한 점, 몸을 들썩이게 만드는 춤과 노래, 윌 스미스가 연기한 램프 요정 지니를 비롯해 개성 강한 캐릭터 등을 내세운 점이 꺼지지 않는 흥행 동력으로 꼽힌다.
두 배급사 선두 다툼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CJ ENM은 여름 성수기 대작으로 조정석·임윤아 주연 '엑시트'를 준비했다.

청년 백수 용남(조정석)과 대학 동아리 후배 의주(임윤아)가 원인 모를 유독가스로 뒤덮인 도심을 탈출해야 하는 비상 상황을 그린 작품. 고두심, 박인환, 김지영 등도 출연하며 "눈물, 콧물, 웃음 다 터지는 재난탈출 액션"이라는 게 제작진 설명이다.

신예 이상근 감독 장편데뷔작이다.

올겨울에는 이병헌·하정우·마동석·수지 등 호화 출연진을 내세운 재난 블록버스터 '백두산'을 선보인다.

백두산 화산 폭발이 임박하면서 고군분투하는 남북한 사람들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200억원 이상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병헌이 백두산 폭발을 막으려는 북측 요원 역을, 하정우는 남측 요원을 맡았고 마동석이 기존 액션 이미지를 벗고 지질학자로 등장한다.

수지는 극 중 하정우 아내 역으로 나온다.
월트디즈니는 이달 20일 '토이 스토리 4'를 선보이는 데 이어 7월에는 '라이온 킹'으로 다시 한번 극장가 평정을 노린다.

'토이 스토리 4'는 애니메이션 명가 픽사의 고전 시리즈답게 전작들 못지않은 재미와 감동을 담았다는 평이다.

최고 야심작은 1994년 개봉한 동명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실사영화 '라이온 킹'이다.

아버지를 잃고 왕의 자리에서 쫓겨난 심바가 친구 날라 등과 함께 성장하면서 진정한 왕의 자리를 되찾는 여정을 그린다.

'아이언맨' '정글북'의 존 파브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디즈니 사상 최고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톱스타 비욘세가 강인한 암사자 날라 목소리를 연기했다.

미국 연예전문매체 코믹북 닷컴은 '라이온 킹'이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유일한 라이벌이자, 올여름 전 세계 최고 흥행 기록의 주인공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월트디즈니의 또 다른 야심작은 12월 개봉하는 '겨울왕국 2'. 2014년 선보인 '겨울왕국'은 노래 '렛 잇 고' 열풍을 일으키며 1천30만명이 관람, 국민 애니메이션으로 등극했다.

5년 만에 찾아오는 속편은 엘사와 안나 자매의 새로운 여정을 그린다.

전편보다 더욱 확장한 스토리와 업그레이드한 음악과 영상미를 보여줄 예정이다.

마블 스튜디오, 루카스필름, 픽사 등을 거느린 월트디즈니는 지난 3월 21세기폭스 엔터테인먼트 부문 인수를 마무리했다.

21세기폭스 영화 부문인 20세기폭스가 디즈니 우산 아래 들어옴에 따라 월트디즈니는 당분간 콘텐츠 절대 강자 지위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월트디즈니는 지난달 '아바타' 시리즈, '스타워즈' 시리즈 등 오는 2027년까지 라인업 개봉 일정을 발표하면서 이십세기폭스 등의 영화도 모두 포함했다.영화계 관계자는 "두 회사의 한국지사도 통합해 최근 인력 조정 등을 마친 것으로 안다"면서 "월트디즈니와 이십세기폭스코리아의 점유율을 합치면, 점유율 면에서선두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