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국제학술지 논문 1위…서울대, 논문 영향력 4년째 '으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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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한경 이공계 대학 평가 (3) 연구의 질 순위KAIST는 매년 4~5월 ‘KAIST 리서치데이’ 행사를 연다. 2016년부터 시작된 이 행사는 한 해 동안 KAIST의 대표적인 연구 성과를 소개해 연구개발(R&D) 분야에서 정보를 교류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연구자들 간 소통과 협력을 통해 융합 연구를 활성화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올해 리서치데이 행사에서 최고 연구상인 ‘연구대상’을 받은 조병진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차세대 나노 전자소자 및 플렉시블 에너지 소자 분야에서 독창적인 성과를 인정받았다. 반도체 소자 기술 분야에서만 240편 이상의 저널 논문과 300편 이상의 학회 논문을 발표했다. 조 교수가 지금까지 취득한 특허는 50건이 넘는다. 2015년에는 체온을 통해 전력을 생산해내는 웨어러블 기기용 체온발전 기술을 개발해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를 바꿀 10대 기술’ 그랑프리(대상)에 뽑히기도 했다. 국내 연구자로는 처음이었다.KAIST, 교수당 국제학술지 논문 수 1위
KAIST는 ‘2019 이공계 대학평가’ 중 연구의 질 분야에서 2년 연속 종합순위 1위를 차지했다. 교수당 교내 연구비 부문에서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지켜냈고, 교수당 교외 연구비와 국제학술지 논문 수 등에서 새롭게 1위에 오르며 총 4개 부문 중 3개 부문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교수당 국제학술지 논문 수’의 경우 KAIST 교수 한 명당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OPUS(학술논문인용데이터베이스)급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은 지난해까지 3년간 평균 1.3510편이었다. SCI·SCOPUS급 전체 논문 수는 2016년 610건에서 2017년 632건, 지난해 636건으로 3년 연속 증가세다. “양에 치중하기보다 질적 연구와 실질적으로 성과를 내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는 게 신성철 KAIST 총장의 설명이다. 국제머신러닝학회(ICML)에 따르면 KAIST는 올 들어 학회에서 최종 채택된 머신러닝 분야 논문을 발표한 세계 100대 기관 중 논문 수 기준으로 16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 칭화대 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성균관대는 교수 한 명당 SCI·SCOPUS급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 수가 1.3492편으로 KAIST보다 소폭 적었다. 하지만 평가 점수에서는 KAIST와 동일한 30점을 받아 공동 1위에 올랐다.
서울대 ‘스타 연구자’들 많아SCOPUS를 기준으로 하는 ‘국제학술지 영향력’ 부문에서는 서울대가 4년째 정상을 지켰다. 서울대는 3만9706점을 받아 2위인 성균관대(2만733점)보다 배가량 점수가 높았다.
서울대에 ‘스타 연구자’가 많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해 말 미국 학술정보 서비스기업 클래리베이트애널리틱스가 발표한 ‘논문의 피인용 횟수가 많은 연구자’ 6000명 중 국내 연구자가 53명이었는데, 서울대에서 가장 많은 9명이 배출됐다.
2014년부터 이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현택환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석좌교수는 화학과 재료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석학으로 꼽힌다. 현 교수가 단장을 맡고 있는 기초과학연구원(IBS)의 나노입자 연구단은 최근 수소 에너지 생산과 관련된 연구 성과를 내놓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햇빛과 물만으로 수소를 만들 수 있는 광촉매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연구 성과가 국제학술지 ‘네이처머티리얼스’에 게재됐다. 세포 속에서 유전자를 조절하는 마이크로 RNA(리보핵산)가 생성되고 움직이는 원리를 발견한 김빛내리 서울대 생명과학부 석좌교수도 매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 후보로 꼽히는 세계적인 석학이다.서울대는 스타 연구자를 육성하기 위해 잠재력 있는 젊은 연구자를 지원하는 데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6년부터 ‘창의선도 신진연구자 지원사업’을 마련해 우수한 연구자를 육성하고, 국제적인 수준의 연구 성과를 내기 위해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다. 실험 분야는 과제당 연간 1억원 내외, 이론 분야는 과제당 연간 3000만원 내외의 연구비를 최대 9년간 지원하는 방식이다. 지난해에는 창의선도 신진연구자 25명을 선정했다.
성균관대, 국제학술지 영향력 2위
‘국제학술지 영향력’ 부문에서 지난해 4위였던 성균관대는 이번 이공계 대학평가에서 KAIST와 연세대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탄소덩어리인 탄소나노튜브(CNT)와 그래핀으로 투명하고 유연한 메모리 소자를 개발한 이영희 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교수는 클래리베이트애널리틱스가 발표한 지난해 ‘논문의 피인용 횟수가 많은 연구자’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연구 실적이 뛰어난 교수들을 영입하면서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성과를 냈다는 게 성균관대 측 설명이다.‘교수당 국제학술지 논문 수’ 부문에서는 영남대(1.069편)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지난해 한경 이공계 대학평가 중 이 부문에서 11위였던 영남대는 기존 10위였던 경희대를 제치고 상위 10개 대학 안에 들었다. 지난해 영남대에서는 최인호 의생명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근육이 당뇨병과 비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발표한 논문이 국제학술지 ‘셀즈’의 2018년 10월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