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드보르자크 피아노 5중주곡 2번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안토닌 드보르자크(1841~1904)는 조국 체코의 민족정신과 음악적 이디엄(관용)에 입각한 작품들을 썼지만 양식상으로는 독일 전통에도 빚지고 있었다. 피아노와 현악 4중주를 위한 5중주곡 2번(1887) 역시 슈만과 브람스의 5중주곡에서 자극받은 명곡이다. 특히 2악장과 3악장에 ‘둠카’라는 민속음악 선율을 이용하면서 독일식 형식미 기준으로도 높은 완성도에 이르렀다.

둠카란 원래 슬라브 계열 민요의 일종에서 비롯했다. 하지만 ‘애가(哀歌)’라는 뜻의 보헤미아 말일 만큼 체코 사람들에게 체화돼 있다. 대개 느린 단조의 곡이지만 빠르고 열정적인 부분이 따르는 경우가 많다. 드보르자크는 둠카에 특별한 애착을 느낀 것 같다. 몇 년 후에 작곡한 피아노와 바이올린, 첼로를 위한 유명한 3중주곡 e단조는 아예 둠카의 복수형인 ‘둠키’라고 불린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