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뇌 모방한 AI반도체의 핵심기술…NPU, 삼성의 주력사업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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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인력 2천명으로 10배↑삼성전자가 인간의 뇌를 모방한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 기술인 신경망처리장치(NPU)를 D램과 같은 주력 사업으로 키운다.
"시스템반도체 1위 앞당길 것"
NPU는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딥러닝(심화 학습) 기능을 갖춰 ‘AI의 두뇌’로 불린다.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핵심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NPU 기술 개발을 통해 지난 4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선언한 ‘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삼성전자는 133조원을 투자하는 시스템 반도체 육성계획인 반도체 비전 2030을 달성하기 위해 NPU 사업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차세대 NPU 기술 개발을 위해 200명 수준인 연구개발(R&D) 인력을 2030년까지 2000명 규모로 열 배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갤럭시S10 등 전략 스마트폰에 쓰이는 NPU의 활용도를 자동차 전장제품, 데이터센터, 사물인터넷(IoT)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NPU가 장착된 AI반도체 시장이 매년 52%씩 성장해 지난해 43억달러에서 2023년엔 343억달러(약 40조6700억원)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은 “자체 성장만으로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 세계 1위에 오르기 어렵다”며 “필요할 경우 대규모 인수합병(M&A)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하이 빅스비.”
책상 위에 수십 대의 스마트폰이 놓여 있지만 반응하는 스마트폰은 딱 한 대였다. 나머지 스마트폰은 주인 목소리가 아니라는 걸 인식하고 반응하지 않았다. 여러 사람이 함께 사진을 찍을 때는 주인 얼굴을 빠른 속도로 구분해낸다. 주인이 말하는 문장을 바로 인식해 띄어쓰기와 맞춤법도 틀리지 않고 정확하게 텍스트로 내보낸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빅스비를 통해 이런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간단해 보이지만 클라우드 서버에 연결하지 않고도 스마트폰이 자체적으로 복잡한 연산 작업을 해내야 한다. 삼성전자 AP(스마트폰 중앙처리장치)에는 자체 개발한 신경망처리장치(NPU)가 내장돼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인간의 뇌 신경망과 닮은 NPU는 딥러닝(스스로 학습하는 것) 알고리즘 실현에 최적화된 반도체다. NPU 성능을 높여야 삼성전자가 각종 AI 서비스를 발전시키는 일도 가능해진다.‘NPU 시대’가 온다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장(사장)은 18일 서울 태평로빌딩에서 열린 ‘NPU 사업 설명회’에서 “NPU 기술을 집중 육성해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글로벌 1위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구글, 엔비디아, 퀄컴, 화웨이 등도 자체 NPU를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주도권을 잡은 업체는 없다. NPU 시장을 선점하는 업체가 AI 시대의 주도권을 잡게 된다.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시대를 지나 ‘NPU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강점이 있는 모바일 분야에 집중해 성과를 내고 있다. 2016년부터 NPU 개발에 들어가 지난해 모바일 AP 안에 독자 NPU를 적용한 ‘엑시노스 9’을 선보였다. 클라우드 서버와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수행하던 복잡한 AI 연산 작업을 모바일 기기가 자체 수행하는 게 가능해졌다. 황성우 삼성종합기술원 부원장(부사장)은 “모바일 부문에서는 2세대 NPU 개발을 끝냈고 3세대 NPU를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모바일 부문뿐만 아니라 자동차 전장(전기·전자장치), 데이터센터,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기술(IT) 전 분야로 개발을 확대할 계획이다. 자율주행차 시대가 본격화하면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I)부터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까지 적용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NPU를 활용하면 차선과 보행자, 다른 차량 등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구분할 수 있게 된다.
“연평균 52% 고속성장”
장덕현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SoC(시스템온칩) 개발실장(부사장)은 이날 “NPU가 적용된 SoC 시장은 2023년까지 연평균 52% 성장할 것”이라며 “삼성에서 개발한 모든 SoC에는 NPU가 내장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장기적으로는 NPU 기술을 발전시켜 사람 두뇌 수준의 정보처리와 인식을 가능하게 하는 ‘뉴로모픽 프로세서 기술’까지 나아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NPU는 초당 수십조 번의 연산을 할 수 있는데, 뉴로모픽 프로세서는 이보다 100배 많은 수천조 번의 연산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이런 목표를 현실화하기 위해 글로벌 연구기관 및 대학과의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인재 발굴에도 적극 투자할 예정이다. 현재 200여 명인 NPU 분야 연구 인력을 2030년까지 2000명 규모로 10배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 인력 비율은 하드웨어가 30%, 소프트웨어가 70%다. 지난 5월에는 ‘종합기술원 몬트리올 AI랩’을 딥러닝 전문 연구기관인 캐나다 밀라연구소로 확장 이전했다.
■NPU(신경망처리장치)반도체가 인간의 뇌 신경망과 비슷한 기능을 할 수 있게 하는 기술. 인공지능(AI)의 핵심인 딥러닝(스스로 학습하는 것) 알고리즘 실행에 최적화돼 있다. 이미지, 음성 등 비정형적인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한다. 스마트폰 AI 서비스, 차량용 전장, 사물인터넷(IoT), 데이터센터 등 적용 범위가 넓다.
좌동욱/고재연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