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티가 이끌어낸 롯데의 '대구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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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미뤄온 롯데자산개발한때 부지 매각설까지 나오면서 무산 위기에 놓였던 롯데의 대구 수성알파시티 복합쇼핑몰 건립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대구시 스마트시티 추진 결정에
국내 첫 '스마트 쇼핑몰' 짓기로
"성공사례 만들어 국내외 진출"
대구시와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청장 이인선), 롯데쇼핑타운대구는 지난 17일 대구시청에서 수성알파시티 롯데대구몰 조기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롯데쇼핑타운대구는 2015년 롯데자산개발이 복합쇼핑몰 건립 사업을 위해 대구에 설립한 법인이다. 대표는 이광영 롯데자산개발 대표가 겸직하고 있다. 롯데쇼핑타운대구는 총 5000여억원을 투자해 연면적 23만㎡,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의 복합쇼핑몰을 2022년 개점 목표로 내년에 착공할 예정이다. 복합쇼핑몰은 수성알파시티 대구경제자유구역 내 유통상업용지에 들어선다.롯데가 조기건립 쪽으로 방향을 잡은 이유는 뭘까. 대구시는 그동안 권영진 대구시장이 물, 의료, 미래차, 로봇, 에너지 등 ‘5+1 신산업’을 육성해왔다. 특히 대구 수성알파시티를 스마트시티로 강력 추진한 것이 롯데가 선회하게 된 이유라고 분석했다.
롯데자산개발은 수성알파시티 내 유통상업용지 7만7000㎡를 2014년 12월 매입했고, 2017년 6월에 소유권을 이전했다. 하지만 롯데는 온라인 유통 시장이 부상하면서 전통적인 쇼핑몰 사업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복합쇼핑몰 건축을 미뤘다. 시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롯데 측이 사업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대구 시내 중심가인 동성로에서 2007년부터 운영하던 롯데 영플라자 영업을 지난 2월 28일자로 종료해 롯데의 수성알파시티 내 복합쇼핑몰 건립 포기까지 우려하는 분위기였다.
연면적 8400㎡ 규모(지하 1층~지상 3층)인 영플라자는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과 지하상가 등이 연결돼 중심 상권으로 떠올랐지만 업체 간 경쟁 심화로 롯데백화점 자체 ‘체질 개선’ 매장으로 분류돼 문을 닫았다.시 관계자는 “롯데 측이 착공을 지연하다가 부지를 매각하고 사업을 철수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컸다”고 말했다. 규정상 민간사업자가 통째로 부지를 매각하면 제한할 방법이 없어 시의 고민이 컸다는 설명이다. 롯데자산개발이 3.3㎡당 538만원에 매입한 부지는 현재 1500만원 이상으로 평가된다.
권 시장은 “롯데 측이 세계적인 스마트시티로 개발되는 대구 수성알파시티에 국내 최초 스마트 쇼핑몰을 건립하기로 하면서 사업 추진의 실마리가 풀렸다”고 설명했다. 시는 롯데 측이 스마트시티 내 스마트 쇼핑몰 성공 사례를 만들어 국내외 스마트시티에 진출하려는 것으로 분석했다.
시는 수성알파시티에 스마트시티의 핵심인 자율주행실증환경(7.3㎞)을 갖추고 스마트시티 리빙랩, 국가전략프로젝트 실증사업 등 대구 전역에 총 2000억원 규모의 7개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