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한국 올 성장률 2.5%→2.0%로 낮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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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으로 한번에 0.5%P 하향3대 글로벌 신용평가회사인 피치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0%로 끌어내렸다. 최근 2년간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기업 투자를 감소시키고 경기를 위축시켰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신평사가 성장률 전망치를 한 번에 0.5%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부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기업 투자 감소·경기 위축 초래"
피치는 정부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피치는 “지난 2년간 최저임금이 크게 오르며 경기가 위축됐다”며 “민간 설비투자는 올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피치의 성장률 전망치는 3대 글로벌 신평사 중 가장 낮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는 올해 한국 성장률을 각각 2.4%, 2.1%로 전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글로벌 신평사는 성장률 전망치를 0.1~0.2%포인트 정도 조정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피치가 한꺼번에 0.5%포인트를 내린 것은 한국의 경기하강 속도가 그만큼 빠르다는 뜻”이라고 말했다.다만 피치는 “내수 촉진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새로운 재정정책의 도움으로 한국 경제는 올 하반기부터 회복될 수 있다”며 “대외적으로도 무역전쟁이 더는 확대되지 않고 약(弱)달러 환경이 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또 “약한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로 한국은행이 조만간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이 있으나 내년에는 이런 상황이 뒤집힐 수 있다”고 전망했다. 피치는 한국의 내년과 2021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6%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1%로 하향 조정했다. 또 내년 전망치도 2.5%에서 2.3%로 낮췄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수출 부진 등이 내년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한국 기준금리는 내년까지 두 차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 성장률을 전망하는 국내외 주요 기관 중 현재 가장 낮은 전망치를 내놓은 곳은 일본 투자은행(IB)인 노무라다. 노무라는 지난 4월 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1.8%로 내렸다.작년 말 정부는 2019년 성장률이 2.6~2.7%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었다. 이달 말 발표하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성장률 전망치를 2.5% 이하로 낮추는 내용이 담길 것이란 관측이 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