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소고기 한국 진출 30년…수입량 6만→17만t 3배 '껑충'

"한국 소비자, 소고기 신선함 가장 중요하게 생각"
수입 소고기의 대표 격인 호주산 소고기가 우리 식탁에 오른 지 올해로 30년이 됐다.18일 호주축산공사 등에 따르면 호주 소고기 수입량은 1990년대 중반까지 한 해 6만t 안팎이었으나 지난해 17만t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호주 소고기는 1978년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왔다.

한때 소고기 수입이 금지됐다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수입이 재개됐다.이듬해인 1989년 호주축산공사 한국 기술대표부가 설립돼 국내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고혁상 호주축산공사 한국대표부 지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 국민 1인당 소고기 소비량은 지난해 기준 12.6㎏을 기록해 1990년 4.1㎏보다 세 배가량 증가했다"며 "한국은 호주의 전체 소고기 수출량 가운데 15%를 차지하는 중요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우리 국민의 소고기 소비량 증가와 호주 소고기의 한국 식탁 진출이 궤를 같이한다는 이야기다.우리나라의 호주 소고기 수입량은 2012년 12만5천여t에서 매년 꾸준히 증가해 2016년 17만9천여t을 기록해 정점을 찍었다.

이후 2017년 14만8천여t으로 내려앉았다가 지난해 17만여t 수준을 회복했다.

호주산 소고기는 수입 초기에는 정부의 소고기 수급 조절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이후 소고기 소비가 늘어나면서 소 부위별 수입량이 늘어나더니, 이후에는 부산물까지 활발하게 수입되고 있다.

공사 측은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호주산 소고기의 부위는 50여 가지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올해 1∼5월 호주 소고기 수입량은 6만6천여t을 기록 중이다.

호주 소고기는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주요 대형 마트를 비롯해 롯데리아·빕스·매드포갈릭·채선당 등 많은 외식 브랜드에 납품되고 있다.

공사 측은 "호주산 소고기 수출 초반에는 목초 사육 소고기가 주를 이뤘다"면서도 "국내 소비자의 기호에 맞춰 지금은 목초 사육, 유기농, 곡물 비육, 와규 등 다양한 제품이 한국으로 공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는 국내 소비자의 소고기 소비 방식이 다각화됐기 때문"이라며 "호주 소고기가 처음 한국 시장에 노크했을 때는 불고기·갈비·로스구이 등이 주를 이뤘지만, 지금은 샤부샤부·스테이크·가정간편식 등으로 소비 방식이 폭넓게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공사는 이날 서울 거주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들은 가장 중요한 소고기 구매 요인으로 '신선함'을 꼽았고, 이어 원산지와 품질을 들었다.

한편, 공사는 지속 가능한 축산업을 실현하고자 기울이는 ▲ 동물 복지 ▲ 환경 관리 ▲ 경제적 탄력성 ▲ 지역 사회 기여 등의 노력을 소개했다.

공사 측은 "단순히 질 좋은 고기를 공급하는 것을 넘어 지속 가능한 업계 환경을 구축하고, 전 세계 축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축산업 부문에서 지난해 1990년보다 물 사용량을 65%가량 감축하고, 2003년보다 소고기 생산 과정에서의 폐기물 발생량을 57% 줄였다고 소개했다.제이슨 스트롱 호주축산공사 사장은 "한국 소비자가 선호하는 원산지 1위가 호주로 조사됐다"며 "지속가능한 축산업 구축은 호주에 국한한 이야기가 아니라 전 세계가 모두 함께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이 같은 노력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확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