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아동 병력 동원국 명단서 사우디 제외"

로이터 보도…"사우디 포함 권고한 국무부 전문가 의견 묵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끄는 아랍연합군이 예멘 내전에 미성년자 병력을 투입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묵살하며, 사우디가 아동 병력 동원국 명단에 포함되는 것을 막았다고 로이터 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런 결정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주요 동맹국이자 무기 수입국인 사우디와의 관계를 우선시해 인권 문제를 등한시한다는 비판이 인권 운동가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 제기됐다.

미 국무부의 전문가들은 사우디가 수단으로부터 아동 병력을 고용해 예멘 내전에 투입했다는 언론 보도와 인권단체들의 평가 등을 근거로 곧 발표될 예정인 아동 병력 동원국 명단에 사우디를 추가할 것을 권고했다고 로이터는 익명을 요구한 4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전문가들의 권고는 일부 국무부 관리들의 저항에 직면했는데, 이들은 수단 병력이 자국 관리의 통제를 받는지, 사우디가 이끄는 아랍연합군의 지휘를 받는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아랍연합군에 14~17세 미성년자를 포함한 1만4천명의 수단 병력이 2016년 말부터 배치됐고, 이들은 예멘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후티 반군과 싸우면서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지휘관의 지시를 받고 있다고 작년 말 보도했다.

로이터는 4명의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해 폼페이오 장관은 반인권 행위를 방지하는 국무부 부서에서 근무하는 전문가들의 권고를 거부했는데, 이 부서는 전 세계의 아동 병력 동원을 조사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오는 20일 발표될 예정인 아동 병력 동원국 명단에는 사우디가 포함되지 않는 대신 지난해 명단에서 빠졌던 수단이 다시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사우디의 지역 라이벌인 이란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온 폼페이오 장관의 이런 결정은 이례적으로 치열한 내부 논쟁을 야기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밥 메넨데즈 상원의원은 사우디가 아동 병력 동원국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소식에 트위터를 통해 "그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사우디의 인권 유린과 국제규범 위반을 감싸는 데는 한계가 없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국무부는 2008년에 제정된 '아동병력동원방지법(Child Soldiers Prevention Act)'에 따라 18세 이하 아동을 병력으로 동원하는 국가를 매년 보고해야 한다. 명단에 오른 국가는 미국 대통령이 국익에 근거해 완전히 혹은 부분적으로 예외 조처를 하지 않는 한 미국의 원조, 군사훈련, 무기 등을 받을 수 없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