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금리 인하' 예고한 Fed, 뉴욕 증시 환호는 미지근했다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는 모든 게 시장 예상과 같았습니다. 기준금리는 내리지 않았지만, 올 하반기 금리 인하를 위한 길은 잘 닦아놓았습니다.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은 확실한 비둘기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인슈어런스 컷'은 하지 않았지만 '인슈어런스 가이던스'를 내놓았다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올 1월부터 통화정책 성명서에 등장했던 '참을성'(patient)이라는 단어가 삭제됐으며, 경제 활동과 관련해 기존의 ‘견조하게 확장하고 있다’는 문구를 ‘완만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문구로 대체했습니다. 또 “경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했다. 이러한 불확실성과 불투명한 인플레이션 압력에 비춰 적절하게 행동할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FOMC 위원들은 점도표에서도 금리 인하를 시사했습니다. 위원 중 8명이 올해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지만 1명은 1회 인하, 7명은 2회 인하를 예측했습니다. 인상을 예상한 이는 1명밖에 없었습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성명서에 “상당한 변화를 줬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다수의 FOMC 참석자들은 더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근거가 강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뉴욕 증시와 채권 시장 반응은 살짝 엇갈렸습니다.
채권 시장은 뜨거운 랠리가 벌어졌습니다. 2년물 국채 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10.9bp 급락한 1.758%에 거래됐고, 10년물 금리는 3.7bp 내린 2.023%까지 내려갔습니다.
반면 증시는 상대적으로 미지근했습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38.46포인트(0.15%) 상승하는 데 그쳤고, S&P 500 지수는 0.30%, 나스닥 지수는 0.42% 올랐습니다.

이날 파월의 발언을 추가 해석까지 붙여 정리하면 “7월말 FOMC 회의 때까지 경기 지표가 계속 좋지 않게 나오거나 무역분쟁이 해결되지 않으면 금리를 내리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오는 28~29일 일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무역담판이 벌어집니다. 또 다음달 30~31일 FOMC를 며칠 앞두고는 2분기 GDP 속보치(7월26일)도 발표됩니다.채권 투자자들은 그동안 경기가 악화되고 침체가 올 것이라는 데 베팅해왔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이날 채권시장 랠리를 풀이하면 투자자들이 앞으로 경제 지표 악화가 이어지고 기준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반면 주식 투자자들은 금리가 인하되려면 경제 지표가 악화되어야하는데, 그렇게 경기가 둔화된다면 과연 증시는 더 오를 수 있을까 우려하는 듯 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즉 Fed의 기준금리 인하가 과연 침체를 막을 수 있을까에 대해 의문을 가진 겁니다. 역사적으로 금리 인하는 주가 하락을 선도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경기 지표와 관련돼 나쁜 뉴스가 나올 가능성은 큽니다. 그리고 6월말 G20 담판에서도 미중 무역분쟁이 바로 타결될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렇게 기준금리는 Fed가 예고한 대로 내려갈 겁니다. 시장의 목소리를 잘 듣는 Fed는 올해 2차례, 폭으로는 0.75%포인트까지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관측됩니다.
채권 시장은 계속 랠리를 벌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뉴욕 증시는 현재의 사상 최고 수준을 이어갈 수 있을까요?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