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트인 호숫길 걸으며 몸도 마음도 '힐링'…폭 1.5m 옐로우 출렁다리 건너면 '짜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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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오후의 낭만, 장성호 수변길호젓한 산속 사찰 백양사로 유명한 전남 장성군은 2017년 장성호 수변길을 개통해 ‘관광 장성’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수변길은 장성호 선착장과 북이면 수성리를 잇는 7.5㎞ 길이의 트레킹길이다. 산길과 호반길을 함께 걸을 수 있도록 조성해 숲과 호수의 정취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한여름 장성호는 수상레저 스포츠를 즐기는 동호회 회원도 많지만 더위를 피할 수 있어 여행객이 많이 찾는다. 인근 산과 호수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데다 낮 12시만 지나면 나무데크길을 품은 산자락이 햇빛을 등지고 서니 시원함이 배가 된다. 짜릿한 체험을 선사하는 ‘옐로우 출렁다리’까지 있어 피서지로 제격이다.
○자연과 한몸되는 수변길 산책볕이 뜨거운 오후 장성호 수변길에 서면 장성호의 풍광과 함께 여름만의 정취가 가득하다. 장성호 수변길에서는 시작점부터 길을 둘러싸고 울려 퍼지는 온갖 산새들의 지저귐을 들을 수 있다. 딱따구리가 만들어내는 나무 파열음마저 교향악단의 타악기 연주처럼 절묘하다. 가만히 귀 기울여 듣다 보면 호수 안쪽으로 깊이 들어갈수록 노래하는 산새의 종류가 바뀌는 것도 알아챌 수 있다. 호숫가 가파른 절벽을 따라 세운 나무데크 다리는 그림처럼 아름답다. 다리에 서면 탁 트인 장성호의 수려한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다리 한쪽에선 숲 속 나뭇잎들끼리 스치는 소리를, 다른 한쪽에선 호수의 물이 절벽을 때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호숫가를 따라 설치된 1.23㎞ 길이의 나무데크 길은 지난 2월 한국관광공사로부터 대한민국 대표 걷기길 중 한 곳으로 선정됐다.
호수를 끼고 한참 더 걸으면 호젓한 기분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숲길이 반겨준다. 굳이 트레킹 마니아들이 아니더라도 소나무와 굴참나무를 비롯한 각종 나무 사이에서 때론 직선으로, 때론 지그재그로 펼쳐진 산속 오솔길을 걸으며 한가한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장성군은 호수 맞은편에도 3㎞ 길이의 수변길을 조성하고 있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교각도 설치해 양쪽 수변길을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찔아찔 옐로우 출렁다리구부러진 나무데크 길을 걷다 보면 옐로우 출렁다리와 마주한다. 지난해 6월 개통한 옐로우 출렁다리는 장성호 여행의 ‘핫플레이스’다. 많은 방문객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후기를 공유하면서 입소문을 타고 인기 행진이다. 두 마리 황룡의 모습을 형상화한 21m의 주탑은 방문객을 압도한다. 강 속에 숨어 살며 마을 사람들을 몰래 도왔다는 장성 황룡강 전설이 모티브다. 총 길이 154m의 옐로우 출렁다리를 건너면 마치 물 위에 설치된 놀이기구를 탄 것 같은 스릴을 느낄 수 있다. 좁은 폭 때문이다. 폭이 1.5m에 불과해 두 사람이 서면 몸이 닿을 정도다.
다리 한가운데 지점은 왼편으로 산등성이에 걸쳐진 석양을, 오른편으로 탁 트인 호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최고의 감상 포인트다. 수변길 초입에서부터 옐로우 출렁다리까지는 1.2㎞로, 천천히 걸어도 30분이면 갈 수 있다. 장성군은 출렁다리에서 1㎞ 떨어진 구간에 제2출렁다리를 짓고 있다. 연말 완공 예정이다. 유두석 장성군수는 “장성호 수변길은 남녀노소 모두가 즐겨 찾는 관광명소”라며 “아름다운 추억을 많이 만들기 바란다”고 말했다.
장성=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