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달러 립스틱 없어서 못팔아요"…K뷰티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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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면세점으로 몰려오는 럭셔리 화장품
테스트베드 된 韓 면세점
韓 면세점은 '큰손'들 플랫폼

한국 면세점에 글로벌 뷰티 브랜드가 몰려오고 있다. 특히 최근 화장품 사업 강화에 나선 명품 브랜드가 한국 면세점을 테스트베드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세계 최초 면세점 매장 많아

면세점에서만 선보이는 단독 상품도 한국에는 유독 많다. 신라면세점은 올 들어 매월 뷰티 브랜드와 협업해 단독 상품을 내놓고 있다. 1월 록시땅, 2월 크리니크, 3월 설화수, 4월 SK-Ⅱ, 5월 라프레리, 6월 톰포드 등이다. 지금까지 19개 브랜드 38개 단독 상품을 선보였다. 신라면세점은 또 올초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에스티로더 디오르 랑콤 샤넬 SK-Ⅱ 설화수 등 6개 브랜드의 체험 매장을 내기도 했다.
한국서 통하면 세계서도 통한다
중국인 보따리상(따이궁)이 한국 면세점에서 물건을 산 뒤 자국으로 돌아가 판매한다. 면세점 관계자는 “따이궁이 구입한 화장품은 주로 웨이신, 위챗 등 중국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판매되는데 주요 소비자가 20~30대 젊은 층”이라며 “이들이 중국에서 유행을 만들어 가기 때문에 글로벌 뷰티 브랜드로선 따이궁 채널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신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살피는 데도 한국 면세점은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글로벌 뷰티업계에서 한국 소비자는 까다롭고 신제품을 쉽게 받아들이는 ‘코덕(코스메틱 덕후: 화장품 마니아)’으로 여겨진다. 한국 코덕으로부터 얻은 좋은 반응은 곧 세계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다. 나스 입생로랑 등 글로벌 뷰티 브랜드들은 최근 글로벌 시장에 상품을 출시하기 전 한국에서 먼저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매출도 많이 나온다. 한국 면세점은 지난해 매출 18조9601억원을 거뒀다. 이 가운데 60%가량이 뷰티 관련 매출로 추산된다. 한국 면세점이 연간 약 11조원 규모의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K뷰티’의 힘이 글로벌 럭셔리 뷰티 브랜드를 한국의 면세점으로 끌어모으고 있다.
안재광/민지혜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