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반부패협의회 주재…사학법 개정해 학교비리 근절(종합2보)

청와대서 100분간 회의…'호화 생활 고액 탈세자' 대응도 강화키로
"정부출범 후 청렴도 개선" 평가…文대통령 "민심 촛불, 일상서 여전히 뜨거워"
조국·문무일·민갑룡 등 모여 '고강도 개혁' 논의…정경두 국방장관 참석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청와대 집현실에서 제4차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열고, 고액 탈세 문제나 사학 회계 비리 문제 등에 대한 고강도 대책을 주문했다. 이번 협의회는 작년 11월 3차 협의회 이후 7개월 만에 열렸다.

참석자들은 고액 탈세자·세금 상습 체납자 대책, 학교법인 회계부정 대책, 요양기관 불법행위 대책 등 3가지 안건을 두고 의견을 교환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 가운데 '학교법인 회계부정 대책'과 관련, 참석자들은 업무추진비 등 재정정보 공개, 감사·감리 강화 등 투명성 확보를 위한 대책들을 논의했다. 특히 권익위원회에 사학비리·부패 신고센터를 설치하는 것은 물론, 사립학교법 개정 등 시스템적인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전날 학교법인 설립자나 이사장의 8촌 이내 혈족·4촌 이내 인척·배우자 등 친족은 개방 이사로 선임할 수 없도록 하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여권에서는 사학비리를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법 개정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최근 교육부 감사 결과 일부 사학법인의 횡령·회계부정이 드러났다"며 "회계·채용·입시부정 등 비리 발생 대학에 대한 집중 관리와 대학 감사에 대한 교육부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참석자들은 아울러 신종·변칙적 방법으로 탈세를 하면서도 호화로운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행정적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고 대변인은 "조세정의 확립을 위한 다양한 제도개선 방안을 신속히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인 요양기관의 불법행위 근절방안' 안건과 관련해서는 요양급여 부당청구 등 불법행위를 막기위한 방안 및 노인학대 방지 대책 등이 논의됐다. 고 대변인은 "문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지난 2년간의 반부패 개혁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개혁의 사각지대에 있었거나 국민의 기대보다 개선이 더딘 분야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어 "참석자들은 정부 출범 이후 추진한 제도개선 및 성역없는 수사에 힘입어 우리나라의 청렴도에 대한 국제사회의 시각도 크게 개선됐다고 평가했다"며 "동시에 지속적인 개혁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이뤘다"고 전했다.

일례로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하는 한국의 부패인식지수는 지난해 57점으로 전년 대비 6계단 상승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관하는 정부신뢰도 지수 역시 2017년 32위에서 지난해 25위로 뛰어오르는 등 청렴도 지수에서 발전이 있었다고 고 대변인이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참석자들을 향해 "정의로운 나라를 염원하는 민심의 촛불은 직장, 학교, 일상 곳곳에서 여전히 뜨겁다"며 부패 척결에 매진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오후 2시부터 시작한 회의는 애초 1시간 동안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예상보다 논의가 길어지며 회의는 100분이 지난 오후 3시40분에야 종료됐다.

이날 회의에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최재형 감사원장,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을 비롯해 주요 부처·기관장 등 33명이 참석했다.

특히 박상기 법무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문무일 검찰총장, 민갑룡 경찰청장,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등 사법개혁 및 검경수사권 조정 관련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개혁 의지를 다진 점도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날 북한 목선의 삼척항 진입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한 정경두 국방부 장관 역시 회의장을 찾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