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선버스·방송 등 '주52시간' 특례제외業, 탄력근로 입법 때까지 3개월 처벌 유예

다음달부터 주52시간 근로제가 적용되는 노선버스업 등 특례제외업종에는 근로시간 위반 처벌을 3개월 유예하는 계도기간이 주어진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20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전국기관장회의를 열고 이같이 발표했다. 이 장관은 “특례제외업종 사업장 대부분이 주52시간을 준수하고 있지만 노선버스, 방송사, 대학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는 면밀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국회 입법 지연, 버스요금 인상 등으로 추가 준비기간이 필요한 업종에 대해 선별적인 계도기간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례제외업종은 지난해 3월 근로기준법 개정 당시 근로시간 제한을 적용받지 않은 26개에서 제외된 업종으로, 총 21개다. 다음달부터 주52시간 근로제를 적용받는다. 노선버스, 방송, 교육서비스, 금융, 숙박·음식, 연구개발업 등이 해당한다.

고용부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확대하는 입법 없이 주52시간 근로제가 시행되면 노선버스업체와 방송사, 대학 등에서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파업 직전까지 갔던 버스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경기 충남 경북 등에선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입시철이 시작되면 각 대학의 입학사정 업무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고용부는 선택근로제 등 유연근무제 도입을 준비 중인 기업·대학 및 노선버스업에 오는 9월 말까지 계도기간을 적용키로 했다. 계도기간 중 장시간 근로와 관련한 진정 사건이 발생해도 최장 6개월간 시정기간이 주어진다. 노사가 버스요금을 올리기로 합의했으나 요금 인상에 시간이 걸리거나 신규 인력 채용 등 준비기간이 필요한 점을 고려한 조치다.고용부는 또 현행 3개월까지 가능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확대하려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관련 입법이 이뤄질 때까지 근로시간 위반에 따른 처벌을 유예키로 했다. 다만 계도기간을 적용받으려는 기업은 이달 말까지 근로시간 단축 계획을 관할 지방관서에 제출해야 한다.

정부는 또 금융업이 특례업종에서 제외됨에 따라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 등은 재량근로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언론, 영화, 디자이너 등에 적용되는 재량근로제와 관련해서도 ‘금지되는 구체적 지시’에 관한 지침을 조만간 내놓기로 했다. 재량근로제는 업무 수행 방법을 근로자 재량에 맡길 필요가 있을 때 노사 합의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는 제도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