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저임금은 실패 표본"…반면교사로 삼겠다는 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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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 "평균임금 대비 65%최근 2년간 최저임금을 30% 가까이 인상한 한국이 최저임금 정책의 세계적 실패 사례라는 외국 언론의 지적이 나왔다. 한국이 최저임금을 가파르게 올리는 바람에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이 지나치게 높고, 이 때문에 부작용이 긍정효과를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아져
줄폐업·일자리 감소 등 초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일 ‘최저임금 인상을 놓고 거세지는 세계 각국의 논쟁’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이 감소하고 소득 격차가 확대된 대표 사례로 한국을 지목했다. 이 신문은 “주요국 최저임금 정책 중 (대표적인) 실패 사례는 한국”이라고 진단한 뒤 “문재인 대통령의 ‘소득주도성장’ 기치하에 2018년 최저임금을 인상한 이후부터 많은 영세업체가 폐업하고 일자리가 줄었다”고 보도했다.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의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이 지난해 65%로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아서 경제에 큰 충격을 줬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주요국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실증분석한 결과, 이 비율이 60%를 넘으면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이 긍정효과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일본 언론이 한국 최저임금 정책을 주목한 것은 일본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을 추진하면서 한국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국 최저임금, 평균임금의 65% 수준…'만성 실업' 佛 웃돌아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에서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인상된 이후 당초 정책의도와 달리 소득 격차가 확대되는 모습을 띠었다고 꼬집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주도했던 홍장표 전 경제수석이 정책 실패의 책임을 지고 경질된 것도 주목했다. 아베 마코토 아시아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규제 완화는 늦어지는 가운데 최저임금만 갑자기 올린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주요국의 사례를 분석하면서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에 주목했다. 이 비율이 60%가 넘으면 경제적 충격이 크다는 게 각국의 사례에서 나타났다는 것이 이 신문의 보도다. 2015년 최저임금제도를 도입한 독일과 올 4월 최저임금을 4.85%나 올린 영국 모두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이 60%를 밑돌아 경제적 부작용이 크지 않다. 아린드라지트 두베 매사추세츠대 교수가 1979년 이후 미국 주요 주의 최저임금 인상 사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은 최저임금이 평균임금 중앙값의 59% 이하에 분포했던 까닭에 인상되더라도 곧바로 고용 감소로 이어지지 않았다.반면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이 2017년 53%였던 한국은 급작스러운 최저임금 인상으로 2018년 65%로 세계 최고 수준이 됐다. 만성적인 실업을 겪는 프랑스(62%), 포르투갈(61%)도 이 비율이 60%를 웃돈다. 이 비율이 높으면 최저임금 수준이 경제력에 비해 과도하게 높다는 의미로 콜롬비아(89%), 터키(74%), 코스타리카(68%) 등이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이 높은 대표적인 나라로 꼽혔다.
일본 언론이 한국의 정책실험에 주목한 것은 일본에서도 최저임금 인상이 큰 사회문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부는 올 10월로 예정된 소비세 인상(8%→10%)을 앞두고 소비위축 방지와 저소득층 소득 증진을 위해 당초 예정보다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전국 평균 시간당 최저임금 1000엔(약 1만825원) 달성 시기를 기존보다 3~4년 앞당긴 2020년 초로 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일본상공회의소 등 주요 경제단체는 지난달 이례적으로 정부 방침에 반발해 “지나치게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은 중소기업의 생존을 위태롭게 한다”며 “3%를 웃도는 최저임금 인상률 목표를 새롭게 설정하는 것에 강하게 반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일본상의에 따르면 올해 상의 조사 중소기업의 38.4%가 최저임금에 미달하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임금 인상을 강행했다. 이 같은 답변 비율은 2016년 대비 12.6%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일본 정부는 2017년 이후 매년 3% 최저임금을 인상해왔으며 올해 전국 최저임금 평균 시급은 874엔(약 9449원)이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