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공복엔 유산균…점심 먹자마자 오메가3

전예진 기자의 토요약국

영양제 시간대별 복용법
3~4년 전쯤 TV에서 한 연예인이 성분별 비타민과 칼슘, 철분제까지 매일 한 움큼씩 먹는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종합영양제 한 알을 챙겨 먹는 것도 힘든데 건강관리에 유독 철저한가보다 싶었죠.

그런데 요즘 주위를 둘러보니 다들 두세 가지 영양제는 기본이더군요. 제품 종류가 어찌나 많아졌는지 유산균, 오메가3, 루테인, 밀크시슬, 코엔자임까지 매년 새로운 건강기능식품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러다간 머리부터 발끝까지 필요한 영양소를 모두 약으로 보충하는 시대가 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물론 안 먹는 것보다는 먹는 게 낫습니다. 문제는 챙겨 먹을 시간이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한꺼번에 몰아서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성분마다 복용법을 지켜야 흡수율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영양소는 공복 상태에서 흡수율이 가장 높습니다.

하지만 위장 장애 때문에 식후 복용이 권장됩니다. 비타민C는 약산성을 띠기 때문에 빈 속에 먹으면 속쓰림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고용량 비타민C를 먹는 메가도즈 요법을 한다면 식사 직후 복용하는 게 좋습니다. 비타민C는 체내에서 짧은 시간 동안 쓰이고 소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조금씩 여러 번에 걸쳐 복용하는 게 효과적입니다. 비타민B는 에너지 대사 촉진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아침 공복에 복용하면 낮 동안 최적의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특유의 비리고 역한 냄새가 나고 위장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문제가 있죠.

비타민D와 오메가3, 코엔자임Q10은 지용성이어서 음식물에 들어있는 지방질과 섞였을 때 잘 흡수되는데요. 식사 도중이나 식사 직후 먹으면 좋습니다. 하루 식사량이 가장 많은 점심이나 저녁 때 먹으면 더 효과적입니다. 소화를 돕기 위해 간에서 분비되는 담즙 분비가 많아질수록 소장 점막에 잘 흡수되기 때문입니다. 멀티비타민은 여러 가지 성분이 섞여 있어서 가급적 식후 복용이 권장됩니다.
칼슘과 마그네슘 같은 미네랄 성분은 음식물이 없는 공복 상태에서 위산과 반응해 가장 효과적인데요. 공복을 권장하지만 위장 장애가 있다면 식사 후 복용하면 됩니다. 칼슘, 마그네슘, 철분, 아연, 셀레늄 등 미네랄 보충제는 상호 경쟁으로 흡수를 저해할 수 있습니다. 단일 성분으로 고함량 섭취할 때는 시간차를 두고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유산균도 아침 공복에 복용하는 게 제일 좋습니다. 아침에는 위산이 가장 높은 농도이기 때문에 물을 한두 컵 마셔 위산을 희석시킨 다음 복용하면 좋습니다. 간에 좋다는 밀크시슬은 식사와 무관하게 아무 때나 먹어도 상관없습니다. 음주 전후에 복용하면 효과가 있는지 알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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