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 오크밸리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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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49.59% 580억원에 매입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대산업개발)이 대형 골프·스키 리조트 한솔오크밸리의 경영권을 인수한다. 현대산업개발은 오크밸리 인수를 계기로 건설 중심에서 호텔레저산업으로 사업을 확대할 전망이다. 오크밸리 매각에 성공한 한솔그룹은 골판지 제조업체 태림포장 인수에 주력할 수 있게 됐다.
HDC, 건설서 레저로 영역 확대
현대산업개발은 21일 이사회를 열어 오크밸리 운영사 한솔개발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안을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한솔개발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약 49.59%를 약 580억원에 인수할 계획이다. 기존 대주주 한솔홀딩스는 지분 44.53%를 남겨 현대산업개발과 협업 관계를 이어나갈 전망이다.오크밸리 인수는 현대산업개발의 미래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현대산업개발은 ‘아이파크’ 브랜드로 잘 알려진 국내 정상급 건설·부동산개발 기업이다. 자회사인 호텔HDC는 서울과 부산에서 특급 호텔인 파크하얏트를 운영하고 있고, 지난해 1월 강원 정선에 휴양 중심 리조트인 ‘파크로쉬리조트앤웰니스’를 개장하는 등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매각 대상인 오크밸리는 강원 원주에 있는 골프·스키 리조트다. 36홀 회원제 골프장 오크밸리CC, 18홀 회원제 골프장 오크힐스CC, 9홀 대중제 골프장 오크크릭GC 등 총 63홀의 골프장과 9면의 스키장, 1105실의 콘도를 갖춰 단일 시설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현대산업개발은 리조트 내 아직 개발되지 않은 유휴부지가 약 300만㎡로 추가 개발이 가능한 점을 매력적으로 보고 투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한솔그룹은 지난해 10월 그룹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오크밸리 매각에 나섰다. 회원제 골프장과 스키장의 입회보증금을 포함해 한솔개발 부채가 총 7000억원에 달하고 있어서다. 골프장 등의 수익성은 점점 떨어지는데 적잖은 금융비용을 치르고 있는 한솔개발 때문에 자칫 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솔오크밸리는 올초에도 한 차례 주인이 바뀔 뻔했다. 당시 진행된 본입찰에는 트루벤인베스트먼트·한국토지신탁·YG엔터테인먼트 컨소시엄이 단독으로 참여했다. 이 때문에 이들의 오크밸리 인수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매도자인 한솔홀딩스와 컨소시엄 간 가격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매각 협상이 지연됐다. 한솔그룹이 보유 지분 전체(91.43%)를 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50% 이하 최대주주 지분만 파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매각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있던 상황에서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던 현대산업개발이 ‘게임체인저’로 등장했다. 트루벤 컨소시엄보다 높은 값을 쳐주겠다고 약속하고 나섰고, 결국 최종 경영권 인수에 성공했다.HDC 현대산업개발은 오크밸리가 국내 최고 수준의 프리미엄 리조트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기존 시설을 리뉴얼할 계획이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