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와대 경제라인 교체, 시장활력 되살리는 계기 돼야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 정책실장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경제수석에 이호승 기획재정부 1차관을 임명했다. 소득주도성장과 일자리 정책을 주도하던 김수현 정책실장과 윤종원 경제수석을 경질한 것은 경제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일종의 문책성 인사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현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 방향에 변화가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상조 신임 정책실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경제정책 성적을 ‘B제로(0)’로 평가했다.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1분기 경제실적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정부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내년 4월 총선 때까지 체감하는 경제 성과를 못 내면 국정 운영이 큰 장애에 봉착할 것”이라고도 했다.김 실장이 경제상황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만큼, 소득주도성장의 큰 틀은 포기하지 않더라도 개별 정책을 현실감 있게 조정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기업과 민생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등 시대적 소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것도 그런 맥락일 것이다. 이와 관련, 김 실장과 이 수석이 무엇보다 유념해야 할 것은 빈사상태인 시장활력부터 살려내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 시장에서는 대·중소기업 자영업자 할 것 없이 모두 정부 눈치를 보느라 여념이 없다. 환경 노동 가격 등 전방위적인 규제 강화로 과감한 투자나 고용은 생각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마침 문 대통령이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을 발표하면서 “기업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겠다. 융·복합을 막는 규제를 과감히 걷어내는 매력적 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제조업 혁신 의지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라도 새 참모들은 시장 생태계를 되살리는 데 주력하길 바란다. 재벌 개혁도 경제 민주화도 소득과 고용이 늘지 않으면 다 공염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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