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임제 찬성한다던 브라질 대통령, 취임 반년만에 재선도전 시사

"정치개혁 안 이뤄지고 국민 원하면"…작년 대선과정에선 4년 중임제 반대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오는 2022년 대선에서 재선에 나설 뜻을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상파울루 시 북부지역에서 열린 복음주의 개신교 행사 연설 직후 취재진을 만나 "정치개혁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2022년 대선에 출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정치개혁이 잘된다면 재선 시도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정치개혁이 이뤄지지 않고 국민이 원하면 임기를 4년 연장하기 위해 거기(대선 레이스)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자신이 어린 시절을 보낸 상파울루 주 엘도라두 시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에서 나에게 지지한 국민과 지지하지 않은 국민에게 모두 감사하며 다시 대선에 나서면 모두가 나에게 투표할 것으로 믿는다"며 재선 시도 가능성을 흘렸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올해 1월 1일 취임했다.

그의 이런 발언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4년 중임제 반대, 단임제 찬성'을 주장했던 것과는 달라진 입장이다.

그는 대선 결선투표를 앞둔 지난해 10월 20일 TV 방송 인터뷰를 통해 대통령 단임제를 정치개혁 의제로 제시한 바 있다. 자신이 대선에 승리하면 단임제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재선 시도 의중을 밝힌 것은 처음이 아니다.

취임 초인 지난 1월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 회견에서 그는 "2022년 대선에 출마할지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나 대선에 다시 출마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 출범 초기임에도 보우소나루 정부에 대한 여론의 평가가 악화한 사실은 그의 재선 시도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이달 초에 나온 여론조사기관 '아이디어 빅 데이터' 연구소의 조사 결과를 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31%, 부정적 36%, 무응답 33%로 나왔다.

또 "브라질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답변은 39%에 그쳤고, "브라질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의견은 41%에 달했다.

무응답은 20%였다. 특히 이 조사가 지난해 대선 결선투표에서 보우소나루를 찍은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지지층 이탈 규모가 생각보다 크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