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시진핑 맞춤형 집단체조 '불패의 사회주의' 선보여

金 비판에 중단했던 공연, 북중 친선 내용으로 새 단장…대형 시진핑 얼굴도
펑리위안·리설주 동반 관람…공연 후 북중 정상 부부 무대 인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북중 우호를 주제로 한 집단체조(매스게임)를 관람했다.북한은 중국 최고지도자로 14년 만에 방북하는 시 주석을 위해 10만여명이 수개월을 준비하는 집단체조 내용을 대폭 수정했다.

21일 중국 신화통신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두 정상은 리설주·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함께 전날 오후 9시 30분 평양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불패의 사회주의'를 관람했다.

북한은 시 주석의 방북에 맞춰 이번 특별 공연을 준비했다.중앙통신은 "중국 인민의 친선의 사절을 환영하여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불패의 사회주의'를 특별히 준비한 데 대한 문화상 박춘남 동지의 발언이 있었다"고 전했다.

당초 집단체조는 '인민의 나라'라는 제목으로 지난 3일 개막했으나, 개막공연을 관람한 김 위원장이 문제를 지적한 이후 지난 10일부터 일시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전문 여행사들은 집단체조가 24일부터 재개될 것이라 공지했는데, 이에 앞서 시 주석에 새로 단장한 공연을 먼저 선보인 것으로 보인다.
집단체조는 북중 친선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조중친선은 영원하리라' 노래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두 나라 국기가 게양됐고, 카드섹션은 '조중 두 나라 인민들 사이의 불패의 친선단결 만세'라는 문구를 만들었다.

'공산당이 없으면 새 중국도 없다', '조국을 노래하네', '나는 그대 중국을 사랑하네', '새 세계', '붉은기 펄펄' 등 중국노래와 중국민속 무용도 선보였다.양 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대형 중국 오성홍기를 배경으로 시 주석의 얼굴을 형상화했고, 북한 인공기와 중국 오성홍기가 나란히 무대 배경 중앙에 걸린 가운데 양국을 대표하는 건축물인 개선문과 톈안먼(天安門)이 무지개로 연결됐다.

이날 집단체조를 관람하기 위해 10만여명의 관중이 능라도 5·1경기장에 모여 관중석을 가득 메웠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또 경기장 곳곳에 '시진핑 주석과 펑리위안 여사를 열렬히 환영합니다', '평양-베이징'이란 플래카드가 걸렸다.
공연은 '사회주의는 우리의 가정', '승리의 함성', '더 나은 내일을 위해', '견고한 우의' 등 모두 4장으로 이뤄졌으며, 북한 사회주의 성과와 북한 국민의 생활상, 북중 우호관계 계승·발전, 시 주석의 방북 환영을 주제로 펼쳐졌다.

북중 친선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보이는 '견고한 우의' 장은 이번 시 주석의 방북에 맞춰 추가된 것으로 관측되며, 앞으로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상품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 국립교향악단, 공훈합창단, 삼지연관현악단 등 북한 3대 악단이 최초로 한 무대에서 협연하며 시 주석을 위한 특별한 무대를 선보였다.

두 정상 부부는 공연이 끝난 뒤 직접 무대에 올라 북한 예술단과 관중을 향해 감사 인사를 하고, 기념촬영을 끝으로 공연 관람을 마쳤다.

중앙통신은 북측에서 최룡해 상임위원장,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김재룡 총리 등이 공연에 참석했다고 전했다.

중국 측에서는 딩쉐샹(丁薛祥)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외교담당 정치국원,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허리펑(何立峰)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주임,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등이 관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