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국회 이틀째 '개점휴업'…'北어선 사태' 국회정상화 새 변수

협상 주말 분수령…한국당 뺀 여야4당 "24일 시정연설 본회의 참석"
한국·바른미래·평화, '北어선 사건 국정조사' 요구…與 "국조 사안 아냐"
국회의 '개점휴업' 상태가 21일 이틀째 이어진 가운데 북한 어선의 동해 삼척항 입항 사건이 여야 간 국회 정상화 협상의 새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여야가 경제토론회 개최 여부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일부 야당이 북한 어선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등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정조사에 난색을 보이고 있어 향후 국회 정상화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다만 문희상 국회의장이 '24일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 진행' 방침을 밝힌 터라 여야는 물밑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며, 이번 주말이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한국당을 빼고라도 상임위와 특위를 여는 '일하는 국회' 전략을 이날도 고수했다.

한국당을 제외한 다른 야당과 함께 계류 법안 심의를 위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와 여성가족위원회 법안소위를 개최한 것으로, 한국당은 이들 회의에 일제히 불참했다.

국토교통위원회도 전체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한국당 의원들의 반발로 정상 가동하지 못했다.또한 민주당은 민생입법추진단의 첫 회의를 열고 한국당의 조속한 국회 복귀를 압박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20대 국회가 사상 최악의 국회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할 수 있어야 한다"며 "민생입법을 위해 치열한 정책경쟁을 하자"고 한국당을 겨냥했다.

다만 민주당은 국회 정상화 협상의 막판 쟁점인 경제토론회 등과 관련해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박찬대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이) 패스트트랙 철회와 사과, 경제청문회를 사전에 해야 한다고 얘기해 국회 정상화를 만드는 요건으로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당의 '북한 어선 국정조사' 요구에 대해 민주당은 '이번 사태에 대해 철저한 조사는 필요하지만 국정조사까지 할 사안은 아니다'라며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

박 원내대변인은 "국회 정상화가 이뤄지면 국방위를 통해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볼 필요가 있다"며 "그 단계에서 모든 것이 해소되면 국정조사가 필요 없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자당 의원들에게 원내대표 명의의 문자를 보내 '24일 점심 이후 국회 대기령'을 내렸다.

이번 주까지 한국당과 일정 합의에 실패할 경우 24일 정부의 추경안 시정연설 청취를 위한 국회 본회의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과 함께 6월 국회 소집요구를 한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도 24일 시정연설 때 본회의장 참석 방침을 정했다.
반면 한국당은 북한 어선 사건에 따른 '안보라인 경질 및 국정조사 실시'를 촉구했다.

한국당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안보 의원총회'를 열고 군의 경계작전 실패에 더해 청와대가 사건 초기부터 사실관계의 은폐·축소를 시도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하며 총공세를 폈다.

황교안 대표는 "해경의 최초 보고서가 청와대 누구에게 보고됐느냐, 문재인 대통령은 최초 보고서를 보았느냐, 합참 브리핑에 청와대 행정관이 참석했다는 보도가 있는데 청와대가 이 사건의 축소·은폐에 개입했느냐 등 세 가지 물음에 대해 문 대통령은 직접 말해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이번 사건을 '청와대의 조직적 은폐 기획사건'으로 규정하고 "전면적인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도 북한 어선 사건의 국정조사를 촉구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강원도 현장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국방부 브리핑에서의 은폐 시도를 청와대가 알고 있었는지, 어느 정도 공유됐는지 밝힐 필요가 있다"며 "뜻을 같이하는 정당들과 함께 국정조사를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평화당 홍성문 대변인은 논평에서 "경계 실패와 보고 책임을 묻는 것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며 "전면적인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정의당 여영국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국회 국방위를 열고 사태파악과 진실규명, 책임자 문책을 최우선으로 하자"며 "그것이 부족할 경우 국정조사를 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