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징주] '백기사 델타항공 지분 매입'에 한진그룹주 급락(종합)

미국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 매입에 나섰다는 소식에 한진칼과 한진 등 한진그룹 계열사가 21일 급락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진칼은 전날보다 15.10% 내린 3만4천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진도 8.11% 내린 3만6천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대한항공과 한국공항도 각각 2.56%, 0.44% 내렸다.

우선주인 한진칼우[18064K](-7.99%)나 대한항공우(-6.44%)도 동반 하락했다. 앞서 미국 최대 항공사 중 하나로 꼽히는 델타항공은 자사 홈페이지 '뉴스 허브' 코너를 통해 "대한항공 대주주인 한진칼 지분 4.3%를 확보했으며 규제 당국의 승인을 얻은 뒤 한진칼 지분을 10%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델타항공은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시절부터 대한항공과 우호·협력 관계를 맺어온 항공사로, 지난해 5월에는 항공사 간 가장 높은 수준의 협력 단계인 조인트벤처를 출범시킨 바 있다.

이에 따라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매입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돕는 '백기사' 행보로 시장에서 해석되고 있다. 그동안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는 한진칼 지분을 15.98%가량 사들이며 조 회장에 대한 견제를 강화해 왔으며 증권가에서는 KCGI가 한진칼 지분을 20%까지 늘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델타가 예고한 대로 한진칼 지분을 10%까지 늘리면 조 회장 측 우호지분이 40%에 육박해 사실상 지분 싸움이 어렵게 된다.

이와 관련해 KTB투자증권은 "현재 한진칼 주가는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와 한진그룹 총수 일가 사이 경영권 분쟁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에 형성돼 있다"며 "이번에 델타항공이 취득한 지분 4.3%를 총수 일가 측 우호 지분으로 간주한다면 다시 지분 격차가 벌어지게 되므로 오히려 주가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