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종교자유대사 "北, 인권·종교자유 끔찍…강한 압박 계속"

"개탄스러운 상황"…제재 유지 방침 확인하며 '근본적 변화' 촉구
미국 국무부 샘 브라운백 국제종교자유 담당 대사는 21일(현지시간) 북한의 종교적 자유 탄압과 관련, 제재 등 압박을 계속 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브라운백 대사는 이날 국무부의 '2018 국제종교자유 보고서' 발간과 관련된 기자 브리핑에서 북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언급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연말 이뤄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 명단 발표에 따른 후속 조치로, 북한은 2001년 이후 특별우려국으로 지정돼왔다.

브라운백 대사는 "북한은 인권과 종교의 자유 문제에 있어 끔찍하다"며 "북한은 수년간 특별우려국인 상태로, 많은 사람이 강제노동수용소에 들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7월 국무부 주관으로 열렸던 '종교의 자유 증진을 위한 장관급 회의' 때 참석했던 탈북자 지현아씨의 사례를 거론했다.

지씨는 종교의 자유를 찾아 세 차례 탈북 시도를 했다 실패한 뒤 2007년 4번째 시도에서 성공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당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기조연설 당시 현장에 있던 지씨에 대해 "어머니가 준 성경책을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수감되고 고문당했다"며 "당신의 신앙과 용기가 우리 모두를 북돋워 준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브라운백 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정말로 개탄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운백 대사는 "우리는 강한 압박을 계속 가해 나가려고 한다"며 북한을 향해 "그들이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으면 계속 특별우려국으로 지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이러한 압박은 "제재"도 수반할 것이라며 "우리는 종교의 자유에 대한 지독한 침해를 하고 있는 북한과 그 외 다른 국가들에 대해 제재를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운백 대사의 이날 발언은 '유연한 접근'을 내세워 북미 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위한 유화적 입장을 보이면서도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 없이는 제재를 유지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온 투트랙 병행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의 '아킬레스 건'이라 할 수 있는 인권 문제를 언급한 것이어서 북한 입장에서는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의회에 보낸 통지문을 통해 6건의 대북 제재 행정명령의 효력을 연장하는 조치를 했다.

앞서 미 재무부는 지난 19일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도운 혐의로 러시아 금융회사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으며, 국무부는 이튿날인 20일 발표한 '2019년 인신매매 실태보고서'에서 북한을 17년 연속 최하위 등급인 3등급 국가로 분류했다.

다만 브라운백 대사의 브리핑에 앞서 연단에 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중국과 러시아, 미얀마, 터키, 파키스탄 등의 사례를 소개했으나 북한에 대해서는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북미 협상 총괄역으로서 북미 대화 재개 모색 움직임과 맞물려 발언 수위를 조절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