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 '운명의 한주'…문 대통령, G20 정상외교 대회전

내주 일본行 문대통령, 미중러 연쇄회담…22∼23일 일정없이 외교전략 구상
靑, 북중회담서 '北 대화의지 확인' 평가…한미회담으로 협상재개 모멘텀 총력
상반기 마지막 정상외교 무대…'4차 남북정상회담 시기' 가늠자 분석도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 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으로 출국하는 등 한반도 평화 진전을 위한 '운명의 일주일'을 보낸다.문 대통령은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7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다.

특히 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및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이와 맞물려 이달 말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해 한미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올해 상반기에 남은 마지막 정상외교 무대이자 동북아 안보정세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요 국가 정상들이 대거 집결하는 흔치 않은 기회인 만큼, 문 대통령은 이번 외교 일정을 활용해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도 이런 외교 일정의 중요성을 고려한 듯 주말인 22일과 휴일인 23일 공개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차분히 평화체제 진전을 위한 구상을 가다듬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지난 20∼21일 진행된 북중 정상 간 만남 결과에 대해 참모진들의 보고를 받으며 북한을 다시 대화의 테이블로 불러내기 위한 전략을 고민했을 것으로 보인다.청와대 내에서는 이번 북중 정상회담에 대해 비핵화 대화의 틀을 유지하겠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지가 확인됐다는 낙관적 분석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2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에게 '인내심을 유지하겠다'는 얘기를 한 것으로 보도됐다"며 이는 미국과의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역시 전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문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 기간 시진핑 주석 및 푸틴 대통령과 회담하기로 한 만큼, 김 위원장의 의중 및 향후 북한의 비핵화 논의 참여 방안 등을 두고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푸틴 대통령 역시 지난 4월 김 위원장과 북러 정상회담을 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이달 말 한국에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 비핵화 협상 재개를 위한 동력 확보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최근 북유럽 순방 도중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낸 것을 두고 "(북미 정상이) 상대에 대한 신뢰와 변함없는 대화 의지를 표명하기에 대화 모멘텀은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친서가 전달될 것이라는 점은 물론 내용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다고 밝히면서, 남북미 간 물밑 의사소통이 긴밀히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런 물밑소통의 성과에 덧붙여 이번 '릴레이 정상외교'에서 핵 협상 교착 타개의 발판을 마련, 북미 간 대화를 제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구상으로 보인다.

고 대변인 역시 전날 입장문에서 "이번 북중 정상회담과 조만간 개최 예정인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대화 및 협상이 조기에 재개되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관심이 쏠린 4차 남북 정상회담의 성사 시기에 대해서도 이번 연쇄 정상외교가 마무리된 뒤 윤곽이 잡힐 것이라는 관측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물론 청와대에서는 6월 내 성사 가능성을 닫아두지는 않고 있지만, 현재의 외교 일정을 고려하면 이달 안에 남북 정상이 만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다만 G20을 전후해 벌어지는 정상외교 무대에서 비핵화 논의를 진전시킬 단초가 마련된다면, 남북 정상회담의 시곗바늘도 다시 빠르게 움직일 수 있으리라는 예상도 흘러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