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 19개 쾅! 미녀골퍼 한상희의 펜타곤 퍼팅 '눈길'

‘필드위의 모델’ 한상희(사진·29·볼빅)의 ‘펜타곤 퍼팅’이 화제다. 이전까지는 훤칠한 키(174cm)와 시원시원한 잇몸 미소가 주로 눈에 띄었다. 하지만 요즘 팬들의 관심이 새삼 커졌다. 22일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파72·6550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 2019대회 3라운드에서 이틀 연속 단독선두를 질주하면서다.

이날 그는 트리플 보기 1개와 보기 1개를 내주긴 했지만 버디 7개를 쓸어담아 3언더파 69타를 쳤다. 3라운드 중간합계 14언더파를 기록한 그는 2위 박지영(11언더파)을 3타 차로 밀어내고 이틀째 단독 선두를 이어갔다.1타 차 단독선두로 3라운드에 들어선 한상희는 시작부터 기세를 올렸다. 1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은 그는 2번홀(파4)에서 짧은 파 퍼트를 놓치며 주춤하는 듯했다. 6번홀(파4)까지 네 홀 연속 파를 기록하며 다시 전열을 가다듬은 그는 이후 7번(파4), 8번(파4), 10번(파5), 11번(파3), 12번(파4), 14번(파3), 15번(파4)에서 7개의 버디를 쓸어담으며 기세를 다시 올렸다. 박지영(23), 김예진(24) 등 추격자들은 이 때 6타 차로 밀려났다. 18번홀(파5)엔 티샷을 악성 훅으로 날린 그는 잠시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이 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내줬지만 하위 그룹과는 3타 차를 유지했다.

한상희는 이날 중장거리 버디 퍼트를 자주 홀에 집어넣었다. 14번홀(파3)에서는 10m가 넘는 슬라이스 라인의 퍼팅을 홀컵에 눈물 떨구듯 밀어넣어 갤러리의 환호를 자아냈다. 모두 한상희 특유의 ‘손목꺾기 그립’을 잡고서다. 그는 전날 2라운드에서도 버디 8개(보기 1개)를 잡아내 중간합계 11언더파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그는 인터뷰에서 “좀 우스꽝스럽긴 하지만 퍼팅 입스를 완화하는데 큰 도움이 돼 계속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상희 그립’의 특징은 양 손목을 많이 꺾어 퍼터를 잡는 것이다. 한 때 미국동포인 미셸 위가 허리를 ‘ㄱ’자로 꺾어 잡았던 그립방식과 비슷하다.팔이 겨드랑이에서 완전히 떨어져 있어 앞에서 보면 어깨선과 팔꿈치-손이 확연한 오각형을 이룬다. 어드레스는 평범한 일반 그립과 비슷하게 하지만 스트로크 직전 헤드를 살짝 들어올려 이같은 형태가 좀더 뚜렷해진다. 옆에서 보면 팔과 퍼터 라인이 일직선을 이룬다. 한상희는 “오각형이 두드러진다고 해 ‘펜타곤 퍼팅’이라고 주변 사람들이 부르더라”고 했다.

손목 대신 몸통의 시계추운동(진자운동) 중심으로 퍼팅 스트로크를 유도하는 퍼팅 셋업이다. 퍼터도 일반적인 퍼터보다 좀 더 무겁고 긴 ‘카운터밸런스’ 퍼터를 쓴다. 퍼터의 무게중심이 헤드쪽에 있는 일반퍼터와 달리 그립쪽으로 더 이동해 있다. 헤드 쪽과 그립 쪽의 무게 균형을 잡은 것이다.

한상희는 “7년 전 퍼팅입스(yips)가 찾아왔는데, 고육지책으로 이 퍼팅 방식과 퍼터를 찾아냈다. 이후 입스가 많이 완화됐다”고 말했다. 심리적으로 부담감이 커지면 왼손목과 오른손목 두 곳의 근육이 제멋대로 움직였다. 하지만 이 그립 이후 이런 증세가 많이 사라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그는 사흘동안 19개의 버디를 잡았다.

포천힐스CC=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