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뒤 수명 끝나는 동해 가스전…해상풍력단지로 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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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유국 꿈' 이루게 해준지난 17일 부산 김해공항에서 헬기를 타고 40여 분. 울산 앞바다에서 남동쪽으로 58㎞ 떨어진 동해 한가운데 붉은 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였던 대한민국을 세계 95번째 산유국으로 만들어놓은 ‘동해-1 가스전’의 플레이어스택(소각탑)이었다. 한국석유공사는 2004년부터 이곳에서 천연가스와 초경질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불순물을 소각하는 플레이어스택은 24시간 불꽃을 내뿜는다”며 “저 불꽃이 꺼지면 가스전의 생명이 다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2021년 6월께 해저 자원이 고갈되면 이 불꽃은 사그라진다.
동해-1 가스전 가보니…
20년간 천연가스와 원유 채굴
대륙붕 탐사·개발 국산화 성과

플랫폼은 생산운영팀에는 일터이자 집이다. 총 48명의 현장 인력은 2주씩 교대로 근무하며 ‘내무반’ 생활을 한다. 2주간 바다 한가운데에서 근무한 뒤 헬기를 타고 육지에서 2주간 쉬는 생활을 반복한다. 김 부장은 “휴무를 보낸 뒤 돌아올 때면 휴가 나왔다가 복귀하는 군인이 된 기분이 든다”며 웃었다. 2003년 준공 단계부터 플랫폼을 지켜온 김 부장은 “플랫폼이 우리 일터이자 집이기 때문에 가스 고갈 시점을 얘기할 때마다 심란해진다”며 “가스전의 아름다운 2막을 준비해야 할 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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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어민 반대 등 넘어야 할 산도 있다. 지역 어민들은 올해 초 울산시에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는 어장 황폐화와 바다오염 우려가 있다”며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조업 구역과 거리가 떨어져 있어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사업타당성 조사 후 환경영향평가 등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울산=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