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 집값 절반 대출…문턱 높아진 내 집 마련의 꿈

첫 집 마련 나이 43.3세로 늦춰져…소득 하위 가구는 56.7세
청년·신혼가구 80% 이상 "주택 대출·임대료 부담"
분양을 앞둔 아파트 견본주택이 방문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 집 마련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24일 국토연구원이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2018년도 주거실태조사 최종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4년 내 생애 첫 집을 마련(구매·분양·상속 등)한 가구의 주택 장만 시점 가구주 평균 연령은 43.3세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해 6∼12월 표본 6만1275 가구를 대상으로 개별 면접 방식으로 이뤄졌다.2017년 43세보다 0.3세, 2016년 41.9세와 비교해 처음 자기 집을 마련하는 평균 연령이 점차 높아지는 것이다. 소득 하위 가구(소득 10분위 중 1∼4분위)에서는 최근 4년 내 생애 최초 주택을 마련한 가구주의 연령이 평균 56.7세로 조사됐다. 환갑에 이르러서야 '내 집' 꿈을 이뤘다는 얘기다.

자가(自家) 보유 방법은 기존 주택 구매(57.6%)가 가장 흔했고, 이어 신축 건물 분양·구매(20.8%)와 증여·상속(15.6%) 순이었다. 특히 분양 경쟁률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도권의 경우 기존 주택을 사서 내 집을 마련하는 비율이 64.7%에 이르렀다.

그것조차 말이 ‘내 집’이지 실제로는 상당 부분 ‘은행 집’이었다. 주택 구매 당시 주택가격 대비 금융기관 주택 대출금 비율(LTV1)은 평균 37.8%로 조사됐다. 2017년 조사 당시 38.2%보다 0.4%포인트(P) 낮아진 수치이지만, 주택가격 대비 금융기관 주택 대출금 비율(LTV3)의 경우 29.4%로 전년(28.9%)보다 오히려 0.5%P 높아졌다.경제적 자립 기반이 아직 취약한 청년 가구와 신혼부부 가구의 경우 집값의 거의 절반을 금융기관에 빚지고 있었다. 청년 가구(가구주 연령 만 20∼34세)와 신혼부부 가구(혼인 5년 이하·여성 배우자 연령 만 49세 이하)의 주택 구입 당시 주택가격 대비 주택 대출금 비율(LTV1)은 각 45.6%, 43.2%에 이르렀다.

일반 가구의 70.7%, 청년 가구와 신혼부부는 각각 84.3%, 82.7%가 "주택 대출금이나 임대료 상환이 부담된다"고 답했다. 경제적 부담 탓에 전·월세를 전전하는 청년과 신혼부부도 많다. 일반 가구에서 현재 주택에서 거주한 기간이 2년이 되지 않는 비율은 36.4%이지만, 청년 가구와 신혼부부 가구의 경우 각 80.9%, 69.7%로 33.3∼44.5%P나 높았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