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상된 심장 조직, 배아기 miRNA로 재생 가능"

미국 템플대 의대 연구진, 생쥐 실험서 '현저한 효과' 확인
심장마비(급성심근경색)가 생기면 다행히 생명을 건지더라도 대규모 세포 괴사와 항구적 기능 저하가 따른다. 이처럼 성인의 심장 조직은 한번 손상되면 건강한 세포로 복원할 수 없다.

그런데 배아기의 심장 발달에 관여하는 마이크로 RNA(MicroRNA 또는 miRNA)를 성체(成體)의 심장에 투여하면, 손상된 조직과 기능을 되살릴 수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미국 템플대 의대(LKSOM) 대사질환 연구센터의 모신 칸 생리학 교수팀은 이런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저널 '서큘레이션 리서치(Circulation Research)' 최근호에 발표했다. 23일(현지시간) 온라인(링크 [http://www.eurekalert.org/pub_releases/2019-06/tuhs-emf062119.php])에 공개된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런 작용이 새롭게 확인한 건 miR-294라는 RNA 분자다.

약 23개의 뉴클레오타이드로 구성되는 miRNA는, 전사 RNA 단계에서 단백질 합성을 억제 또는 차단하는데, 인간의 전체 유전자 중 최소 30% 정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장마비를 일으킨 생쥐에 2주 동안 miR-294를 투여한 뒤 두 달이 지나자 심장 기능이 현저히 개선되고 손상 조직도 눈에 띄게 줄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miR-294를 투여한 심장 세포에선, 멈췄던 세포 분열 주기가 다시 작동하기 시작했다.

이는 손상된 세포들이 재활성화해 세포 분열 능력을 회복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한다.

칸 교수는 "배아 발달 단계의 심장에선 miR-294가 세포 분열 주기를 활발히 제어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라면서 "하지만 아기가 태어나면 miR-294는 곧바로 발현을 중단한다"고 말했다. LKSOM 중개의학 센터의 줄기세포치료 프로그램 디렉터인 라즈 키소레 약리학·의학 교수는 "배아기에 miR-294가 발현하면 심장 세포가 매우 활발히 분열한다"라면서 "miR-294를 성체의 심장에 투여하면, 심장이 배아기 상태로 되돌아가 새로운 세포를 생성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했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miR-294를 투여하자 어미 생쥐의 심장 세포에서, 배아기의 세포 분열 신호 프로그램이 재작동했다.

하지만 심장 세포 자체는, 성체 세포도 배아기 세포도 아닌 그 중간 상태로 변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miR-294를 온·오프 해, 심장의 세포 분열 활동량을 제어하는 방법도 알아냈다.

연구팀의 다음 목표는, 생쥐보다 몸이 큰 동물에 실험해 miR-294의 잠재적 효능을 추가로 확인하는 것이다. 칸 교수는 "miR-294가 세포 분열 주기를 제어하는 것 이상의 기능을 한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면서 "miR-294가 여러 개의 타깃을 갖고 있다면 그것들을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