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경제에 대한 많은 오해가 생태계 확산 가로막고 있다"

인터뷰 - 베른트 하이드 맥킨지 수소 이니셔티브 리더

"수소차 인프라 구축 비용
전기차 충전소보다 저렴"
“수소경제에 대한 다양한 오해가 관련 생태계 확산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만난 베른트 하이드 맥킨지 글로벌 수소 이니셔티브 리더(45·사진)는 수소경제에 대한 오해를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맥킨지에서 ‘수소경제 사회 구현을 위한 로드맵’을 작성한 그는 글로벌 최고 수소 전문가로 꼽힌다. 맥킨지에 따르면 2050년까지 수소 관련 산업은 연간 2조5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하이드 리더는 “수소 폭탄에서 비롯된 막연한 두려움이 관련 생태계 확산에 방해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휘발유는 전 세계에서 휘발성이 가장 높은 물질이지만, 휘발유차에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수소의 안전성이 충분히 홍보되지 못했다는 의미”라며 “일본이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수소 올림픽’으로 꾸미고 있는데, 이를 기점으로 전 세계가 수소산업의 친환경성을 이해하고 두려움을 없애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기차와 비교해 수소차 인프라 구축 비용이 비싸다는 것도 잘못된 생각”이라며 “수소충전소 한 곳을 짓는데 100만유로가 든다고 가정하면 전력망을 새로 구축하는 것과 비교해 훨씬 더 경제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2040년까지 수소충전소 1200개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수소차와 전기차의 주도권 싸움에 대해서는 “둘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 관계”라고 말했다. 이어 “충전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전기차는 단거리 주행에, 충전 시간이 짧고 주행 거리가 긴 수소차는 장거리 주행이나 산업용, 대중교통 등에 강점이 있다”고 덧붙였다.하이드 리더는 “탈(脫)탄소화를 위한 수소경제는 이미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미국 월마트에서는 수소 연료 전지를 활용해 지게차를 움직이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데이터 센터에 필요한 예비 전력 공급을 디젤에서 수소 발전으로 전환하고 있다. 그는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은 가격을 낮추고, 정부는 각종 규제를 줄이는 일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글=고재연/사진=강은구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