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외, 영어이름 '코리안 멜론'인 까닭
입력
수정
지면A21
안효주 기자의 안물안궁참외는 영어로 뭐라고 할까. ‘코리안 멜론(Korean melon)’이다. 한국에서는 여름철 대표 과일이지만 우리나라를 제외하고는 먹는 나라가 거의 없어 붙여진 이름이다. 의외라고 하는 반응이 많았다. 참외의 의외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우리가 먹는 참외는 대부분 외래종이다. ‘참외’ 하면 떠올리는 노란 과일은 1960년대 일본에서 들여온 ‘은천’ 품종이다. 이전까지는 수박과 비슷하게 생긴 ‘개구리 참외’를 먹었다. 성환참외 강서참외 감참외 등이 개구리 참외의 일종이다. 1970년대 중반 은천참외를 개량한 신은천참외가 나왔고, 1980년대 들어 이를 다시 개량한 금싸라기 참외가 나왔다. 이 계열 품종 가운데 ‘오복’의 인기가 가장 높다.맛있는 참외를 고르는 제일 쉬운 방법은 색깔을 보고 고르는 것. 겉보기에는 노란색이 선명할수록, 안쪽 과육은 밝은 흰색으로 투명한 게 좋다. 모양은 타원형으로 단단한 것을 찾아야 한다. 약간 작아 보이는 게 달다. 껍질이 단단하고 두꺼울수록 잘 무르지 않는다. 쥐었을 때 무게는 휴대폰 두 개와 비슷한 300~400g 정도 되는 것이 좋다. 낱개로 신문지나 랩으로 감싸 보관하면 더 오랫동안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냉장고처럼 영상 5도 정도의 시원한 곳에 보관하면 30~40%가량 당도가 높아진다.다음은 자두. 자두는 여름철 내내 다른 품종이 번갈아서 나온다는 사실을 아는지. 6월 중순 나오는 ‘대석’ 품종이 첫 번째 주자다. 여러 품종 가운데 신맛이 적고 당도가 높아 인기가 가장 많다. 잘 익으면 붉은색을 띤다. 7월 중순부터는 시장에서 속살이 연한 노란색을 띠고 알이 굵은 자두를 볼 수 있다. ‘포모사 자두’다. 여름의 막바지인 8월 말에는 ‘추희 자두’가 등장한다. 육질이 단단하고 과즙이 많다. 지역으로 보면 한국인이 먹는 자두의 약 20%가 경북 김천에서 나온다.
자두인 듯 아닌 듯 특이한 과일도 있다. ‘플럼코트(plumcot)’는 자두와 살구를 교잡한 과일이다. 기존 체리보다 열매가 크고 자두 향이 곁들여진 독특한 맛의 ‘체리자두’도 이색 과일로 눈길을 끌고 있다.
또 다른 여름 대표 과일 복숭아는 삼국시대 때부터 먹었다. 색깔과 잔털 유무에 따라 백도 황도 천도로 구분한다. ‘하얀 복숭아’란 뜻의 백도는 복숭아 가운데 가장 인기있는 품종이다. 껍질은 흰색에서 선홍색이다. 껍질과 씨가 불그스름한 황도는 육질이 단단해 통조림 등 가공용으로 많이 쓰인다. 백도와 황도는 모두 털북숭이다. 천도는 잔털 없이 껍질이 매끈하다. 알고 먹는 과일은 더 맛있지 않을까.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