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국회정상화 결국 무산 … 한국당 의총 '국회정상회 여야 합의안' 추인 불발

의원총회 참석한 나경원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기대를 모았던 국회정상화가 결국 무산됐다.

더불어민주당은 24일 선거제·사법제도 개편안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 데 대해 유감을 표하고 자유한국당의 경제토론회 제안도 받기로 하면서 국회 정상화의 물꼬를 텄다.

80일간 공전하던 국회에서 여아가 머리를 맞대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사와 법안심사 등 밀린 과제 해결을 위한 논의가 진행되는 수순이었다.

하지만 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이 합의문에 대한 추인을 위한 의원총회를 연 결과 다수 강경파 의원들이 6월 국회 의사일정 합의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한국당은 결국 여야 3당 원내대표의 국회 정상화 합의문에 대해 무효를 선언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이 조금 더 분명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며 "당의 입장에서는 추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의총에서 의원들은 '3당 교섭단체는 선거법, 공수처법, 검경수사권 조정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은 각 당의 안을 종합하여 논의한 후 합의 정신에 따라 처리한다'는 내용의 합의안 조항에 대해 구속력이 떨어진다며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의문 발표하는 3당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다만 한국당은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와 김현준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와 북한 목선 관련 상임위, '붉은 수돗물' 관련 상임위는 개최하기로 했다.

국회 정상화는 비록 불발됐지만 여야 대표가 만나 합의문을 만들어내는데 이르기까지 과정은 파격적으로 진행됐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앞서 3당 원내교섭단체 대표 회동을 마친 뒤 "패스트트랙 추진 과정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 국회가 파행 사태를 반복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처음으로 한발짝 물러서 통큰 양보를 한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합의문을 발표하면서 "한국당이 국회에 복귀하면 한국당 안을 포함해 처음부터 논의를 재개한다는 정신으로 합의 정신에 따라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보겠다"며 "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을 비롯해 구성원 모두가 국회가 다시 정상화되는 만큼 전력을 다해 민생을 보살피고 법과 예산을 챙길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나 원내대표 또한 "오늘 패스트트랙 유감 표명과 합의 처리에 대한 말씀을 해주신 이 원내대표의 결단에 감사드리고 이제 국회로 돌아가서 합의정신에 따라 처리하도록 노력하겠다"며 한국당의 국회 복귀를 선언했다. 하지만 정상화 합의문 추인에는 이르지 못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협의를 시작하게 됐다.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 내 의총에서 합의문 추인이 불발되자 "할 만큼 했다. 국민의 여망을 한국당이 외면한 것이다"라고 책임을 돌렸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