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세워둔 채…벌써 내년 총선 과열 조짐
입력
수정
지면A6
여야, 당원 확보 경쟁 치열총선을 10개월가량 앞둔 상황에서 선거 분위기가 조기 과열되고 있다.
'勢과시용' 가짜 당원 수두룩
현실성 없는 인재 영입도 추진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광산 갑·을 지역구 온라인 권리당원 모집 과정에서 제기된 불법 의혹을 조사 중이다. 입당 원서를 등록하는 과정에서 주소지가 가짜로 기재되거나 같은 주소지에 적게는 7~8명, 많게는 30~40명까지 등록된 사실이 발견되면서다. 불법 모집된 당원 규모는 1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민주당 당규상 지역구 권리당원은 반드시 해당 지역에 거주하지 않아도 된다. 총선을 앞두고 출마 예정자 사이에서 권리당원 확보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벌어진 일이란 분석이다. 다음달 31일까지 권리당원 입당을 마쳐야 내년 총선 경선에서 투표 자격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역의원을 비롯한 출마 희망자들은 기존 당원이 아니라 일반 유권자들을 민주당 ‘권리당원’으로 입당시키기 위해 밤낮으로 뛰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종이 당원’은 경선을 앞두고 늘 생겼던 문제”라며 “지금부터는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책임당원 승격 조건이 ‘당비 3개월 납부’여서 기준이 6개월인 민주당보다는 여유가 있다. 그럼에도 상당수 의원은 이미 지역구에서 당원 모집을 시작했다. 이달 중 상반기 당원 교육을 마무리하라는 당 지침에 따라 사실상 선거운동 성격의 당원 교육도 한창 이뤄지고 있다. 당원 교육 일정에 맞춰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을 초청, 당 지도부와의 친분을 과시하는 의원들도 나오고 있다.한국당 인재영입위원회는 총선을 대비해 박찬호 한국야구위원회(KBO) 국제홍보위원,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 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자인 이재웅 쏘카 대표 등 ‘2000명 인재영입 리스트’를 작성하고 영입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이런 영입 방식이 대상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도 나온다.
한국당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뒤 당의 회생을 맡길 비대위원장을 섭외할 때도 영입 대상자와 사전 협의 없이 명단을 유출해 당사자들에게 불만을 샀다. 국회 관계자는 “급한 대로 ‘침 발라놓기’부터 하자는 전략”이라며 “총선을 앞두고 다급한 마음이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