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삼성전자 기숙사, 소박한 펜트하우스로 변신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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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산업 이끌었던 직원들의 기숙사 자리"여기가 이렇게 아파트가 된다는 말이야?"
노후화로 자산가치 떨어져 지난해 매물로
동도건설, 238가구 새 아파트로 조성 예정
지난 21일 서울 구로구 오류동에 자리한 동도건설의 ‘부천 동도센트리움 까치울숲’ 모델하우스. 물류창고들 사이에 자리한 모델하우스에는 부천시민을 비롯해 근처 거주자들과 광명시에서 찾은 관람객들로 붐볐다. 부천은 비규제지역으로 전매제한이 6개월인데다, 이 아파트는 계약금 정액제에 중도금 무이자 등 금융혜택도 있다. 실수요자를 비롯해 다양한 수요자들이 현장을 찾는 분위기였다.그러면서 자연스레 튀어나온 얘기들이 '아파트 자리'였다. 부천 동도센트리움 까치울숲이 지어질 경기 부천시 작동 5의 1번지는 '실리콘하우스'로 불리는 여직원 기숙사가 오랫동안 있었던 곳이었다. 부천에서 택시 기사들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반도체 산업의 성장과 함께 지방에서 상경한 여직원들의 보금자리였기 때문이다. 난생 처음와보는 지역에서 여직원들이 찾아가는 기숙사니 택시 기사들 또한 익숙하게 찾던 곳이다.
부천은 반도체 산업의 모태였던 지역이다. 미국 ICII(Integrated Circuit International Incorporated)가 웨이퍼 가공을 위해 1974년 10월 부천시 원미구 도당동에 한국반도체를 설립했고, 이후 삼성전자가 한국반도체를 인수해 '삼성반도체'가 됐다. 삼성반도체는 1980~1990년대 반도체 산업의 메카 역할을 하면서 기숙사도 사람들로 넘쳤다. 국내 최대의 전력용 반도체 전문회사로 자리잡았지만 이후 기업들의 인수·합병 속에 미국 페어차일드사, 온세미컨덕터 등으로 넘어가게 됐다.이러한 세월 속에 꿋꿋하게 자리를 지켰던 기숙사는 지난해 온세미컨덕터가 매물로 내놓으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장부가로는 42억원 수준이었지만, 이를 탐내는 부동산 및 개발업체들이 많았다. 주거시설이 가능한 토지다보니 아파트를 쉽게 지을 수 있어서다. 주거지역이 주변에 있고 지역에서 오랜만에 공급되는 점도 매력으로 꼽혔다. 서울지하철 7호선 까치울역과 접근성이 좋은 편인데다 경인고속도로 신월IC를 통해 서울로 이동하기도 편리하다.이 자리를 낙점받은 회사는 동도건설의 디벨로퍼 계열사인 동도디앤씨다. 올해 초 매입이 확정되면서 사업에 속도를 냈다. 동도건설이 사업을 추진하던 중 인근 부천 대장지구가 3기 신도시로 발표되기도 했다. 이 기숙사 자리에 들어서는 아파트가 바로 부천 동도센트리움 까치울숲이다. 단지는 지하 1층~지상 14층, 8개 동이며 전용면적 73~84㎡의 238가구다. 전용면적별로는 △73㎡ 178가구 △78㎡ 44가구 △84㎡ 16가구 등이다.이 중 전용 84㎡는 73㎡의 최상층에 자리하고 있는데, 거실이 높은 복층형이 아닌 실제 2층으로 구성된 복층 아파트다. 모델하우스에 전시된 2층에는 거실과 방을 비롯해 테라스와 화장실까지 구비되어 있었다. 전용 84㎡임에도 온전한 방 4개와 2개의 거실, 3개의 욕실이 갖춰지는 셈이다. 테라스는 2곳에 마련됐다. 전면에는 넓은 테라스로 야외 활동이 가능하고, 후면의 테라스는 집을 보관하기에 알맞은 크기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소박한 펜트하우스가 꾸며진 셈이다.
동도건설 분양 관계자는 "숲세권의 쾌적한 자연환경을 즐길 수 있도록 최상층에 테라스가 갖춰진 복층 아파트를 설계했다"며 "중견 건설사지만 부천 심곡 동도 센트리움, 부개동 동도 센트리움 등 지역에서 인지도가 있다보니 청약도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단지의 특별공급은 오는 26일이며, 1순위는 27일, 2순위는 28일 예정됐다.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