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남방 산업에 한류 접목해 한국형 협력모델 개발해야"

코트라 포럼 "아세안시장 열쇠는 소비재…인도, 점진적 현지화 전략 중요"

신남방 지역에서 K팝과 드라마 등 문화 영역에 머물러 있는 한류를 산업과 정책 분야로 확산시켜 상생번영을 추구한다면 중국·일본과 차별화된 한국만의 협력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제언이 나왔다. 박번순 고려대 경제통계학 교수는 코트라(KOTRA)가 25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불안정한 국제 교역환경, 새로운 돌파구는'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코트라 세계로 포럼'에서 "우리의 산업 기술과 노하우를 신남방에 전수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세계 교역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인도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으로 구성된 신남방 지역 진출을 어떻게 활성화할지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박 교수는 "신남방 지역에 대한 단기적 이익보다는 장기적 관계를 구축해 중국 및 일본과 차별화된 한국형 신남방 협력모델을 개발해야 한다"며 "경제협력 측면에서 무역의 일방적 흑자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무역수지 균형을 추진하는 방안으로 우리 기업의 현지기업 인수·합병, 지분참여 등으로 투자를 늘려 생산제품의 역수입을 확대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아세안 국가 중에서 베트남에 지나치게 집중된 교역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아세안 선발국과의 경제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획기적 방안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선 전(前)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은 삼성전자, 포스코, 롯데마트 등 아세안 시장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대표적 협력사례를 들며 현지화 경영, 로컬상품 구성, 지역친화적 사회공헌활동(CSR)을 주된 성공요인으로 꼽았다.
김 전 사무총장은 또 "아세안 내수시장 공략의 열쇠는 소비재"라며 "한국 프리미엄을 활용해 프랜차이즈·의료·서비스 시장으로 넓혀나가고, 아세안 중심의 글로벌 밸류체인에 참여해 통상환경 변화와 연계된 유망산업을 공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용식 포스코경영연구원 박사는 인구 13억명의 인도에서 비즈니스 기회가 큰 분야로는 현 정부가 주력하고 있는 인프라, 발전소 건설 및 운영, 급증하는 일용소비재 및 유통 분야 등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관건은 사업기회가 아니라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기업들이 어떻게 경쟁우위를 확보할 것이냐"라며 인도만의 고유한 특성을 면밀히 고려한 점진적 현지화 전략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권평오 코트라 사장은 "우리 기업의 신남방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5월 '신남방 비즈니스 데스크'를 개설했다"며 "앞으로도 여러 유관기관과 함께 신남방시장 진출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