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필리핀에서 건설 한류 기대하세요"

마닐라 올티가스 복합단지 개발권 따낸 바른자산운용 구중목 대표
1단계 공사비만 약 10억 달러 달해
국내 간삼건축·1군 건설사와 동반 진출 예정

한국 기업들의 주도로 필리핀 마닐라 올티가스(ortigas) 지역에 들어설 대규모 복합개발 단지 조감도. (자료 바른자산운용)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인 바른자산운용이 필리핀 마닐라에서 대규모 복합단지 개발 사업을 지주공동사업으로 진행하는 내용의 약정을 필리핀 LCS그룹과 체결했다.

25일 관련 업계 따르면 바른자산운용이 사업을 진행하는 부지는 필리핀 마닐라 3대 중심지역 중 하나인 올티가스(ortigas)에 위치한 6만㎡에 달하는 땅이다. 아파트, 호텔, 업무시설 등을 포함한 연면적 75만㎡ 규모의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총 2단계로 진행되는 사업은 1단계 공사비만 10억 달러(약 1조1500억원)에 달한다.

개발사업은 지주공동사업으로 진행되는데, 이는 토지소유자와 개발회사가 공동으로 부지를 개발해 사업이익을 분배하는 방식이다. 개발회사가 사업초기 토지비를 지급하지 않고 준공 이후 토지비에 상당하는 완공건축물로 대신 지급하게 된다. 사업 파트너인 LCS그룹은 임업, 광업, 항공운수, 온라인쇼핑,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필리핀의 대표적인 그룹이다. 회장인 차빗 싱슨(Luis chavit singson)은 정치인이기도 하며, 필리핀축구협회 회장으로 필리핀 내에서 유명인이기도 하다.

구중목 바른자산운용 대표는 “국내 자산운용사가 추진하는 해외사업은 임대수익을 위한 건물매입 정도에 그쳤다”면서 “기존 투자방식만을 벗어나 해외 부동산개발사업으로 눈을 돌리던 중 필리핀에서 복합단지개발사업에 진출하는 성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구중목 바른자산운용 대표 (자료 한경DB)

바른자산운용은 이번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 국내 대표적인 건축기업인 간삼건축과 설계와 도면작업을 함께 했다. 앞으로 한국 1군 건설사를 시공사로 선정하고, 국내 자금 일부를 조달할 계획이다. 구 대표는 "한국 건설사의 시공능력과 개발 역량을 마닐라 한복판에서 보여줄 기회라고 생각된다"라며 "필리핀에 건설 한류를 이끈다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업이 진행되는 올티가스는 필리핀 최고의 어학원 및 외국인학교 등이 있어 한국교민이나 학부모에게 친숙한 지역이다. SM 메가몰, 아시아개발은행, 산미구엘본사,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기업의 콜센터 및 KPOs(지식프로세스아웃소싱) 사무실들이 밀집했다. 최근에도 글로벌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사무실과 주거시설이 부족한 상태다. 개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마닐라 시내에서 이뤄지는 개발은 중국을 비롯한 싱가포르 등 중화권이 주도하는 개발사업이 대부분이었다. 중국 쪽에서 자금을 끌어들이고 필리핀 건설사들이 시공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다보니 개발방식이 획일적이고 필리핀 기업들 중 건설사들만이 공사비만 받아갈 뿐, 개발에 대한 이익은 기대할 수 없었다. 이에 LSC그룹은 다양한 개발방식을 검토했고, 중국·한국 건설사들이 토지매입 및 개발제안서를 제출해 각축을 벌인 끝에 바른자산운용이 제안한 지주공동사업 방식이 채택됐다.

마닐라 올티가스 지역은 오피스, 호텔, 아파트 등의 신축이 필요한 상황으로 매년 6% 이상의 분양가 상승 및 임대료의 인상을 나타내고 있다. 호가장되는 도심과 늘어나는 인구에 교통망 확충도 계획됐다. 필리핀정부 발표에 따르면 마닐라공항에서 퀘존시티까지 연결하는 필리핀 마닐라 지하철이 2022년 개통 예정으로 추진중이다. 이 지하철은 올티가스의 사업부지 부근을 경유할 예정이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