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3기 신도시 철회 없다…내년 총선 일산서 출마할 것"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

부동산시장 과열시 언제든 추가 규제
7월 '타다' 등 택시산업 관련 종합대책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토론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부동산시장이 과열될 경우 준비하고 있는 여러 정책을 즉각 시행할 것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26일 서울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매일 주택시장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강남 등 일부 지역 집값이 다시 들썩인다는 시각이 있다’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김 장관은 ‘재건축·재개발 규제로 서울 등 주택공급이 위축돼 오히려 집값을 올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다음은 김 장관과의 문답 전문.

▶한국감정원 시황에서 서울 집값 반등이 나타나는 등 ‘9·13 대책’ 약발이 다해가고 있다. 현재 부동산시장을 어떻게 진단하나.

“30주 간 하락 안정세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일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9·13 대책은 주택시장에 근본적 변화를 가져왔다고 보고 있다. 규제를 통해 갭투자 비율이 9·13 대책 이전 50%에서 40%대로 줄었다. 무주택 서민들의 아파트 당첨은 70%에서 99%로 높아졌다. 시장을 건전하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 최근 일부 지역 집값에 변화가 있다. 통계에 잡힌다. 거의 매일 주택 현장을 주시하고 있다. 어떤 주택인지, 주택 보유 관계나 자금 조달에 대해 보고 있다. 과열 조짐이 조금이라고 보이면 준비하고 있는 규제를 내놓을 것이다.”▶지금까지 다 나온 거 아닌가.

“여러 가지 정책을 준비하고 있는데 발표할 때 시기를 봐야 한다. 금리인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유동성 과잉 측면이 있다. 그래서 대출규제 정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유동성이 주택시장 유입을 제한하고 있다. 유동성들이 주택이 아닌 산업쪽으로 흘러갈 수 있는 정책이 있어야 한다. 최근 벤처시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서울 강남 집값 잡느라 지방 집값이 무너졌다.“지방에 대해 새롭게 규제를 하고 있는 부산 3개구와 대구, 세종시 이외에는 규제가 없다. 지방 시장에서 경기가 좋지 않다고 하는 건 두 가지다. 과거 ‘빚 내서 집 사라’ 했던 시기에 인허가 물량이 지금 공급되는 것이다. 공급 과잉이다. 이런 지역들은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해서 수급관리를 한다. 세입자 문제도 심각하기 때문에 세입자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

또 하나는 지방 산업문제다. 지난 정부 말부터 조선업이 무너지면서 지역경제 침체로 이어졌다. 다행스러운 건 작년 말부터 조선업이 조금씩 회복세다. 거제 같은 경우 최근 들어 회복하는 것이 수치적으로 보이고 있다. 근본적인 건 지역 경제다. 산업 살려서 부동산 시장 살리는 것이 맞다.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

▶재개발과 재건축 등 많은 규제들로 공급은 줄어드니 가격 오른다는 ‘규제의 역설’이란 말이 나온다. 노무현 정부 때도 경험했다. 강한 규제가 집값을 올린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동의하기 어렵다. 재개발·재건축 규제는 원래부터 있었다. 과거에 대출과 청약 규제를 풀었다. 그러자 재건축으로 쏠리면서 이상 급등이 나타났다. 2014년부터 이어진 흐름이다. 이를 차단하기 위해 기존에 풀었던 규제를 정상화시킨 것이다. 서울 시내에는 506개의 재개발과 재건축 등 정비사업 지구지정이 돼 있다. 98개 지구는 착공했다. 올해 5월 1만4000가구의 재건축 인가가 났다. 올해만 해도 7만7000가구 공급 예정이다. 새로운 정책 틀 안에서 재건축과 재개발 시장이 정상화되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 출퇴근을 하려면 1시간 넘게 교통지옥을 견뎌야 한다. 서울 시내 새 아파트에서 살고 싶은 욕망이 강하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자리와 교통 문제 대책을 꺼낸 것이다. 이번 3기 신도시는 지차체 협의를 통해 자족시설을 40%까지 담고, 교통망 대책을 신도시 개발 이래 처음으로 세웠다. 지구단위 지정할 때 교통망 대책 내놓으면 2년 정도 걸린다. 교통망이 늦으면 주민들 불편이 가중된다. 문제 해결을 위해 신도시 발표할 때 교통망 계획을 같이 마련한 것이다. 함께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수도권과 지방에 살더라도 서울 출퇴근에 대한 걱정 없이, 주거만족도가 높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나아가겠다.”

▶도시가 낡아지고 슬럼화되고 있는 곳도 있다. 재개발과 재건축을 막아서 늙어가는 서울 도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자 하는가.

“재건축·재개발에 대해 부정적이지 않다. 정상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적 투자가 이뤄지는 이득을 사유화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하는 이유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분양가를 통제하면서 양극화가 이뤄지고 있다. 후분양도 현실화되고 있다.

“HUG는 공적 보증기관으로 분양가 관리를 한다. 고분양가는 심각한 문제다. 무주택 실소유자들이 집을 사기 어렵다. 주변 분양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HUG 방식으로 관리하는 것이 고분양가 관리인데 한계가 있지 않나 생각을 한다.”

▶시공사는 수십, 수백 협력업체를 하도급업체로 두고 있다. 가구당 2000만~5000만원 이득을 챙긴다는 것이 정설인데, 이 때문에 아파트 분양가가 오른다. 정부의 대응이 미온적인 것 아닌가.

“문제는 실질적인 분양원가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공공택지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다. 분양가 공시항목을 확대했다. 분양가심사위원회 제기능하고 있나 비판도 나온다. 분양가 상한제에 대한 의문 제기가 이뤄지는 것이다. 투명성과 전문성, 공정함에 대해 국민들의 시선이 비판적이다. 전문성과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 분양가심사위원 공개와 회의 공개가 바람직하다. 전주시에서 이렇게 했다고 한다. 과거보다 분양가가 10% 이상 낮아졌다. 공공택지에 있어선 중요한 방향이아라고 생각한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는 민간택지 아파트는 HUG의 관리가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다. 다른 상황을 모색해야 하지 않은가 고민 중이다. 고민을 좀 해보겠다.”

▶새로운 정책을 검토 중이라는 게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검토하는 것인가.

“지금의 판단은 HUG 시스템에 한계 있다고 보는 것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3기 신도시 취소 요구가 있다.

“취소할 수도 없고 할 계획도 없다.”

▶1·2기 신도시는 사실상 ‘베드타운’이다. 자족기능이 없다. 보강 방법은.

“교통과 일자리 문제다. 성공 사례는 판교다. 일산 경우에는 자족시설 공간 확보하고 있었는데 더디 진행되고 있다. 일산의 경우 일자리 대책이 마무리 단계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완공 시점에 맞춰서 교통 대책도 다 이뤄질 것이다.”

▶3기 신도시에 대해 장관의 지역구인 일산의 반발이 거세다. 이번 총선에는 비례대표로 나온다거나 지역구를 옮긴다는 얘기가 있다.

“일산에서 출마할 것이다.”

▶택시 문제도 있다. 사회적 대타협도 있었는데 갈등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택시 승차공유서비스 갈등은 이전엔 카풀, 지금은 타다다. 카풀 시간제한과 택시 완전 월급제 이후 택시 쪽에서 입장을 바꿨다. 그리고 국회가 열리지 않아서 시차가 발생하고 있다. 타다는 법을 물리적으로 해서 봤을 때 충돌이 있는건 사실이다. 사법적보다는 기존 산업을 신산업으로 어떻게 혁신시킬 것인가, 현재 서비스를 어떻게 제도권 내애서 흡수해서 할 수 있게 하겠는가 고민이 있다. 택시도 규제 많아 혁신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타다에 대한 국토부 판단이 늦어지면서 갈등 커진 것 아닌가.

“국토부 입장은 법적인 논지에 따라서 하는 게 바람직 한지, 국민적 지지가 높은 타다 서비스가 제도권 내로 흡수되는 것이 중요한지다. 앞으로 우리 택시, 모빌리티 서비스를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문제다. 7월에 종합방안 마련해서 발표하겠다.”

▶그동안 뿌듯했던 일과 후회되는 일은 무엇인가.

“이해관계자가 얽힌 문제는 노사정 합의가 중요하다. 이런 부분이 의미있는 성과라고 생각한다. 종합건설과 전문건설 업역 규제는 40년 간 이어졌는데 건설산업혁신을 위한 노사정 합의 때 정말 좋았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장관이 된 후 ‘집은 사는 곳’이라고 말해왔다. 앞으로도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정책을 펴고 주택을 공급하겠다. 경기를 위해 부동산 시장을 이용하지 않겠다. 편리하고 빠른 교통을 책임지고 만들겠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