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애브비, 73조원 베팅…'보톡스 제조' 앨러간 인수

글로벌 매출 1위 휴미라
특허 만료 다가오자 M&A
제약업계 빅딜 더 거세질 듯
미국의 대형 제약회사 애브비가 ‘보톡스’ 제조사 앨러간을 인수한다. 인수 대금이 630억달러(약 72조8000억원)에 이르는 초대형 딜이다. 차세대 신약 개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글로벌 제약업계가 인수합병(M&A)으로 새 생존 전략을 짜고 있다는 분석이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애브비는 아일랜드 제약사 앨러간을 630억달러에 사기로 했다.앨러간 주주들은 애비브 주식 0.8660주와 현금 120.30달러 등 앨러간 1주에 188.24달러를 받는다. 이는 지난 24일 앨러간 주식 종가에 프리미엄 45%가 붙은 수준이다. 애브비는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약 ‘휴미라’ 특허권을 가진 글로벌 제약사다. 휴미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이다. 애브비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한다.

하지만 2023년 휴미라 특허가 만료된다. 유럽 지역에선 이미 휴미라를 대체할 바이오시밀러(복제약)가 출시됐고, 미국에서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 이 때문에 위기감을 느낀 애브비가 앨러간 인수로 보톡스 등을 활용한 미용 시장에 진출하고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합병 회사의 총 매출은 480억달러, 영업 현금흐름은 190억달러에 달한다.

이번 딜을 계기로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의 M&A 바람이 더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특허권 덕분에 시장을 독점한 대형 제약업체들이 풍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과감한 베팅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다.이미 올초 미국의 대형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은 바이오업체 셀진을 900억달러에 인수했다. 이달 초엔 세계 최대 제약사인 화이자가 미국 바이오기업 어레이 바이오파마를 114억달러에 사들였다. 지난 1월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는 표적 항암치료제 개발사 록소 온콜로지를 80억달러에 인수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